'저거 정리된다' 녹취 파문…이준석·원희룡 막장 충돌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8-18 11:52:17

元 "저거는 윤석열…입당때 세게 얘기하며 운운"
이준석에 "6시까지 녹음파일 전체 공개하라"
李 "尹 아닌 캠프와 갈등 지칭한 것"…"딱하다"
누가 맞아도 내상 클 듯…김재원 "볼썽사납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녹취록'을 놓고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녹취록에 있는 "저거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 발언에서 '저거'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니다", "맞다"라며 정면충돌했다.

대선을 코 앞에 두고 경선 관리자와 대권 주자가 드잡이하는 꼴이어서 제 살 깎아먹는 '막장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번 싸움에 야권 1등 주자인 윤 전 총장이 휘말린 셈이어서 누구 말이 맞든 반목과 내홍은 깊어질 전망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통화 녹취록.

이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방송 인터뷰에서 '저거'는 '윤 전 총장 측과의 갈등'을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통화 내역을 변환한 녹취록을 공개한 뒤 "당내 상호간의 공격이나 날선 공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저거'는 윤 전 총장이라며 특정 후보를 '정리된다'고 말하는 이 대표의 경선 관리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저거'가 포함된 부분은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에게 말한 내용에 있다. 녹취록에는 "제가 봤을 때는 지금. 네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고 적혀있다. 이 대표는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며 "혹시나 헛된 기대 때문에 해당 대화의 앞뒤 내용은 궁금해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반격했다. 원 전 지사는 "곧 정리한다는 이 대표 발언의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못박았다. 이어 "결론적으로 이 대표와 제가 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히는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는 오늘 오후 6시까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닌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 주장을 반박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얘기하는 저쪽 운운, 여기서 지적하는게 윤석열 아니면 누구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곧 정리된다는 말 앞에는 여의도 연구소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 떨어진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그러고나서 원희룡 지지율 오른다 덕담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 다음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에게 축하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녹취 파일 공개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그냥 딱합니다"라고 적었다.

당 안팎에선 '저거'의 진실 여부를 떠나 두 사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누구 말이 맞아도 국민의힘이 과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당인지에 대한 유권자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주장이 맞다면 당내 대선 주자가 당대표를 쥐고 흔들려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원 전 지사의 말이 맞다면 이 대표는 대선 관리자로서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원 전 지사 기자회견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겠다"며 "당사자가 정리를 해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은 정책연구기관이지, 개인 이름을 넣어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이 대표가 여의도 연구원을 통해 주자별 지지율 조사를 했다면 또다른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김 최고위원은 당내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최고위원은 같은 방송에서 "사실 국민들, 우리 당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국민들 눈에 보면 정치세력 내부에서 특히 정당 내부에서 볼썽사납게 싸우는 건 정말 좋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이 대표의 녹취록 공개를 두고 '판단은 알아서들' 하라고 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 전 지사 기자회견 후 "불필요한 논란"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명백한 워딩이 없는 한 지루한 해석의 싸움이 될 뿐"이며 "한쪽은 치명상, 다른 쪽은 중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 당에 이를 말릴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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