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절 기념사, 정부와 조율…'靑 책임론' 제기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8-15 13:51:30
13일 金기념사 사전녹화 자리 靑 탁현민 등 참관
靑·행안부, 사전 제출 영상 확인하고 일부 수정도
"靑, 내용 알고도 방치하거나 의도적으로 묵인"
8·15 광복절 경축식이 '김원웅 기념사' 파문에 또 휘말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에는 사안이 심각하다. 우선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 메시지가 너무 편파적, 차별적이다. 더욱이 기념사 내용이 청와대, 정부와 사전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김 회장은 15일 거행된 제76회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족 정통성 궤도에서 한동안 이탈했다"며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다. 또 보수 야권을 사실상 친일 세력으로 규정하며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경축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옛 서울역사(문화역서울 284)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역대 최소 규모로 치러진 행사는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주관했다.
행사장에서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직접 읽었다.
그러나 김 회장 기념사는 지난 1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전 녹화됐다. 김 회장의 영상 기념사는 문 대통령 경축사에 앞서 공개됐다. 사회자인 배성재 전 SBS 아나운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함께해 영상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기념사를 사전 녹화하는 현장에 탁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가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복회측이 사전에 제출한 영상을 청와대와 행정안전부 측에서 확인하고 일부 수정 과정도 거쳤다고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사전 확인' 과정을 거친 건 지난해 기념사 논란 탓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작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를 친일파로 거명해 파문을 불렀다. 당시 청와대측은 "김 회장은 광복회장으로서의 입장과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청와대와 무관하고 사전에 간섭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번엔 미리 체크를 했음에도 문제가 터진 것이다. 김 회장 기념사의 '뇌관'을 알고도 내버려뒀거나 제대로 거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사전에 알고도 방치했거나 의도적으로 묵인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 기념사와 문 대통령 경축사의 대일 메시지가 사뭇 다른 점도 혼선을 빚었다. 김 회장은 강력한 친일 청산을 외쳤으나 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대일 유화 제스처에 김 회장이 재를 뿌린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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