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 당일 떼밀리듯 입연 문 대통령 "국익 위한 선택"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8-13 15:15:33
"국익 위한 선택으로 국민들도 이해해주시길"
진보진영, 지지층 가석방 반대 여론 의식한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13일 그동안 침묵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부회장 가석방에 반대하던 진보진영 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해명을 촉구하자 떼밀리듯 입을 연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국민께서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을)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 된 배경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반도체·백신 분야 역할론을 언급했다.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도 많다"고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 입장"이라며 "다른 것은 언급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그간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며 거리를 둬왔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사면배제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문 대통령이 이날 생각을 바꿔 갑자기 입장을 낸 것이다. 이는 이 부회장 가석방 찬성 여론은 70%에 육박했지만, 막상 문 대통령 본인 지지층과 진보 진영의 반대 의견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적폐청산'과 '재벌개혁'을 핵심 국정 목표로 내세워 집권한 문 대통령 입장에서 '국정농단' 혐의를 받은 이 부회장 석방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약속을 뒤집는 가석방 조치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시점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읽힌다. 정계와 시민사회계 등으로부터 입장 요구를 계속 받아왔지만 이 부회장 가석방 막판까지 고민했으며, 입장 발표도 당일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에서 결론이 난 그 시점에 청와대와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어느 시점에 말씀 드려야 하는 건지는 청와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오늘 이 부회장이 실제로 가석방 되는 날,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