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좌표찍은 與강성지지층 "당원 의견이 배설물인가"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8-11 11:35:49
이상민 공격 등 경선 뒤흔들려 하자 진화나선 듯
민주당 당원게시판 '폭발'…"당대표 자격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일부 대선후보 지지자의 '문자폭탄'을 '배설물'이라고 표현하자 당원 게시판에 송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이 송 대표의 발언에 이른바 '좌표'를 찍고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대선후보 지지자가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에 문자폭탄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자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들을 언론 기사로 쓰는 것이 적절한가 의문"이라며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경선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를 공개 권유한 뒤 문자와 댓글로 장애인 비하 등 인신공격에 시달리는 중이다.
송 대표의 발언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지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11일 당원게시판에서 당원 A 씨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얘기를 배설물 취급하고 무시한다는 말을 당연하게 하는 당대표라니"라며 송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당원 B씨도 "똥 묻은 개가 정상인 사람에게 짖어대는 헛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참 역겹다"며 "당대표란 자의 입에서 당원 국민들의 의견을 배설물이라고 하는 표현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당원 C 씨는 "송 대표님, 당원 의견이 배설물인가요"라며 "당신은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일부 당원들은 송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게시판에는 '사퇴하고 이재명 캠프 활동에 집중하세요', '당대표가 할말이냐', '송영길 사퇴하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달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강성 친문을 향해 여권의 금기어인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칭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송 대표는 강성 지지층과의 싸움을 작심한 듯하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폭탄과 욕설 댓글로 민주당 경선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는 것을 온몸으로 차단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 내 일각에선 송 대표가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고 있다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이 여전하지만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선관위원장까지 표적으로 삼자 참지 못하고 강한 톤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는 것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송 대표의 일관된 '친문', '강성 지지층' 거리두기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송 대표는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취임 이후 친문이나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고 비판해왔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선 강성 친문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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