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개최' 두고 국민의힘 갈등 2막…"월권" vs "왜 안돼"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8-10 17:42:24

원희룡 "경준위 당헌에 있는 조직 아냐…이준석은 관심 끊어야"
김재원 "경준위가 왜 토론회 주최하나…최고위에서 의논해야"
이준석 "경준위는 경선 기획 조직…의결된 사항 아닌가"
윤석열 캠프 "토론회 관련 공문 못 받아" 유보적 입장

국민의힘 내홍이 오는 18일 예정된 '경선 후보 토론회'로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기획한 봉사활동과 경선후보 전체회의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잇달아 불참하면서 이준석 대표와 기싸움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갈등이 불거졌으나 "후보로 등록하면 (당 행사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윤 전 총장측의 후퇴로 일단락됐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휴가중인 지난 9일 경북 상주시 청리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개인택시 면허 양수 교육과정 실기교육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데 경준위의 권한을 두고 10일 대선 주자 뿐 아니라 최고위원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경준위 프로그램에 이 대표가 개입하는 것, 경준위가 토론회를 주최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당 행사 불참 논란이 '토론회 등이 경준위가 기획해야 하는 행사냐'는 문제 제기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행사라면 참여할 이유도, 불참으로 비난 받을 일도 없는 것이다.

가장 먼저 원희룡 제주지사가 문제를 제기했다.

원 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 경준위에서 컷오프, 뮤직비디오,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아이디어 상당 부분이 이 대표에게서 나오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당 대표는 민주당 정권에 맞서 전체적인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 아닌데 경선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를 시켜 이미 경선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경선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한 우려를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맡는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토론회, 합동연설회, TV토론 등은 열 번, 스무 번도 계속해야 될 사안이고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자 등록을 해서 후보자들이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 최고위에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경선을 기획하는 경준위 프로그램에 경선 관리자인 당 대표가 공정성과 흥행을 고민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태도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준위의 역할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에서 '5:5냐 7:3이냐'와 같은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하여 논의하고 의결해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 문제 없는 일들이 그냥 특정 후보들의 유불리에 대한 이전투구 속에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경준위가 이런거 하면 안된다는 분은 경준위가 경선기획 말고 뭐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해 의결하셨는가"라고 따졌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시 글을 올려 "당초 최고회의에서 경준위 구성안을 의결할 당시 '대선후보 경선 준비작업을 담당하는 위원회'로 의결한 것이 맞다"며 "다만 경선 규칙에 관련된 사안은 경선준비를 위한 경준위의 권한이 아니라 최고위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경준위가 대선후보를 봉사활동에 참여시킨다든가, 합동회의를 한다는 것은 최고회의에 보고된 적도 없었고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다음주에 예정된 경준위의 토론회 행사를 최고회의에 보고하고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캠프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경준위 토론 일정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토론회 관련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어떤 원칙과 기준을 통해 참석자를 정하고 어떤 주제로 진행하는지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과 당 지도부 간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날 "당 예비후보 등록이 굳이 필요한 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8월 말 경선 후보 등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데다가 당 예비후보로 등록한다고 해서 현재 선거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든가,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발 묶이기 싫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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