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임대사업자제도 유지 가닥…"오락가락 정책에 혼란 가중"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8-10 13:23:31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 철회 이어 또 번복…시장 혼선 가중
"충분한 사전 검토도, 일관성도 없어…내년 선거 표심만 염두"
여당과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5월 전격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가 한 달 만에 '원점 재검토'로 선회한 뒤 유야무야된 것이다. 부동산 대책 발표 때마다 문제로 제기된 '일관성 논란'이 또다시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추진 3개월 만에 없던 일로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과 관련해 현행 유지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이나 빌라, 원룸 등 비아파트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은 물론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도 계속 허용될 전망이다.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 민간임대 등록사업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매입임대 사업자에 한해 주택 유형과 상관없이 신규 등록을 폐지하고, 등록 말소 후 6개월 내 처분 시에만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었다.
또 의무임대 기간이 끝나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늘려 등록을 권장했는데, 이후 집값 폭등의 원흉으로 지목되며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거론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임대사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제도 폐지에 따른 대안이 마땅치 않자 당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렸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구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지난 6월 관련 대책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다 뚜렷한 방안이 안 나오자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문제를 더는 건들지 않기로 한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사업자 관련) 특혜를 해소한다고 했더니 소급적용 논란, 6개월의 기간 문제, 생계형 임대사업자 등의 문제가 있어서 절충점을 당 정책위와 국토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조세정의와 공급측면의 안정성을 절충해서 중간점을 찾기 위한 논의에 있다"고 설명했다.
"혜택 준 것 인정하면서도 소급적용은 안 해"
당장 설익은 대책으로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를 전면 백지화했고, 임대차3법상 임대료 인상 제한 대상도 신규 계약으로 확대 적용을 검토하다가 번복한 바 있다. 과거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곧바로 보완책 마련에 급급했던 정부가 여전히 부작용을 세심히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개혁본부 국장은 "임대사업자 제도를 활성화하면서 다주택자에게 많은 혜택을 줬고, 그것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건 민주당도 인정했다"며 "그렇다면 대출이나 세제를 되돌리는 게 매우 중요한데, 그건 또 하지 않는다. 정책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기를 근절하겠다면서 임대사업자 혜택은 거둬들이지 않고, 집값 안정화를 말하면서 기존 주택의 재배분은 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신규 공급으로 건설사 물량만 확보해주고 있다"며 "집값 거품을 유지하면서 내년 선거까지 끌고가는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충분한 사전 검토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부동산 정책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다음에 내놓는 정책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 부문이 제시하는 정책은 시장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방향성 자체가 쉽게 흔들리면 신뢰를 잃게 된다"며 "매매 시장과 임대시장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별개로 보고 민간의 주택 공급 기능을 경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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