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보다 독한 이준석·홍준표…윤석열 흠집내기 논란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8-09 10:41:26
"지금 대선 치르면 與에 5%p 질 것" 발언도 도마에
홍준표 "尹, 조국 수사는 권력투쟁…공정·상식 포장"
윤희숙 "洪, 표 급했냐"…尹측 "등록하면 충실할 것"
'이심송심(李心宋心).' 이재명 경기지사 마음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마음. 송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 지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송 대표는 경선 중립성 시비로 애를 먹고 있다. 반이재명측 원성이 높다.
국민의힘 풍경은 딴판이다. 이준석 대표는 연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당대표가 1등 주자 견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당의 한 관계자는 9일 "대선 국면에서 당대표의 가장 큰 책무는 경선 공정 관리"라며 "대표가 당내 주자, 그것도 유력 후보를 깎아내리는데 혈안인 건 처음 봤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표가 사적 감정을 가감없이 내뱉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신경전 초기만 해도 '양비론'이 우세했다. "서로 경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이 대표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내 여론이 바뀌는 분위기다. 특히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열흘도 안돼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자 '이준석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적(敵)인 여당과 여권 주자들보다 이 대표가 더 심하게 흔드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입당을 통한 컨벤션 효과보다 '내부 총질' 탓에 입은 충격과 손해가 더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 윤 전 총장의 당 경선 일정 불참에 대해 불편함을 거듭 드러냈다. "경선 첫 일정을 보이콧하고 한 일이 '후쿠시마 발언'이다. 딱히 도움되는 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어 "살면서 당 대표와 일정 보이콧 문제로 싸우는 후보를 본 적이 없다"며 "결국 (지도부와) 주도권 싸움을 하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쯤되면 '뒤끝 작렬'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측 인사가 다른 후보에게 봉사활동 보이콧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다른 캠프에게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하는 건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 리더십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사상 첫 '젊은 원외' 제1야당 대표로서 자신감과 자존심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맞설 때와 같은 '심리'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날 애송이 취급 말라"며 안 대표를 거칠게 공격한 바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이 대표에게 과도한 자격지심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대선 패배 전망' 발언도 비판을 부르고 있다. 그는 전날 경북 안동 안동호 물길공원에서 열린 공감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않는 이상 내년 대선에선 5% 이상 차이로 (민주당에게) 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돼보니 지금 선거를 하면 예전보다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를 찍어줄 사람이 줄어들어 (여당에) 5% 정도 진다"며 "현재의 표 분할 구도로는 (내년 대선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경고 취지라 하더라도 패배 의식을 조장하는 발언은 금기"라며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도 내로라하는 '윤석열 저격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뒤지지 않는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공격할 때는 여권 인사들이 박수칠 때가 종종 있다.
홍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조국 수사는 문재인 정권 내부의 권력투쟁이었다"며 "윤 전 총장이 이것(조국 수사)을 공정과 상식으로 포장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또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검찰이 보통 가족 수사를 할 때는 가족 중 대표자만 수사를 한다. 윤 전 총장은 과잉수사를 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감을 표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이 대표를 편들며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캠프 선거대책회의에서 "당 대표의 권위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CBS 라디오에서 "신입 주자들이 보수 표심만 자극하고 당의 국회의원들 줄 세워서 계파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당내 집중 견제에 대해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표가 급해도 정권교체의 대의까지 무너뜨려서야 되겠느냐"며 홍 의원을 직격했다.
윤 의원은 "조 전 장관의 '내로남불'은 정권 교체의 대의이자 상징"이라며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조국 전 장관 수사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또 "홍 의원께선 지금 우리 국민들이 단순한 권력다툼에 놀아났다고 이야기하시는 건가. 이게 정권교체의 대의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부글부글 끓는 기류다. 한 인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윤석열 흠집내기에 혈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그러나 정면 대응보다 '작전상 후퇴' 모드다.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내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그 모든 절차에 충실히 따르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내 행사 보이콧 주도 의혹에 대해선 "보이콧 표현은 과한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원 지사가 불참 관련 전화 요구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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