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다수 "통화완화 정도 가까운 시일내 조정 필요"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8-03 17:01:42

7월 금통위 의사록…고승범 위원 0.25%p 인상 소수의견
고 위원 "금융안정 고려하면 완화조정 필요…부채함정 위험↑"
일부 위원 "가계부채 도외시할 수 없지만, 금리조정 신중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 7월 정례회의 당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3일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고승범 위원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고 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정확한 예측도 어려운 상황에서 마음이 무거우나 금융안정에 보다 가중치를 두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고 위원은 특히 금융 불균형 누증 문제를 지적했다. 고 위원은 "실물경제 상황과는 달리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면서 "현시점에서는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위원은 0.5%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의 위원은 금리 인상을 늦지 않은 시점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A 위원은 "최근의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조정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최근 코로나의 빠른 재확산으로 인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감안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앞으로 경제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B 위원도 "국내경제의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재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C 위원 역시 "국내경제는 기조적인 회복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의 오름폭이 지난 5월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민간부문 레버리지의 확대와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현상 등 금융불균형 위험도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에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변화된 금융경제 상황에 맞게 정책기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D 위원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우리 경제의 전반적 회복세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코로나 확산세가 향후 성장경로에 미치게 될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금과 같은 예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논의되었던 바와 같이 수개월 내 완화 정도의 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논의는 백신접종이 충분히 이뤄진 다음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 위원은 "가계부채 누증과 같은 금융불안 문제를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대출규제책 등을 반영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면서 "가계부채의 안정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금융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며 인내심을 갖고 이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충격은 전염병에서 촉발됐지만 그 경제적 전개양상을 볼 때 양극화 충격에 가깝다"면서 부정적 영향이 취약업종, 취약계층, 취약차주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소득의 회복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며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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