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0주년 김승연 "불굴의 정신으로 100년 한화 향해 나가자"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8-02 11:02:16
신수종 항공우주·방산 부문 수출 확대는 고민거리
"함께 보람 있는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갑시다." (1981년 9월, 김승연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981년 취임식을 대신해 가졌던 신입사원과의 대담에서 밝힌 포부다. 창업자인 부친 김종희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며 29세 젊은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이 8월 1일로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엄중한 상황임을 감안, 40년 전처럼 한화는 특별한 행사 없이 2일 아침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했다.
김 회장은 이날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 배우자"
김 회장의 재임 40년 동안 한화그룹 총자산은 7548억 원에서 217조 원으로 288배 증가했고, 매출액은 1조1000억 원에서 65조4000억 원으로 60배 넘게 늘었다.
인수·합병(M&A)은 한화그룹 성장사의 핵심이다. 김 회장은 1980년대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대한민국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웠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2년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 원의 우량 보험사로 키웠고,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넘버원 태양광 기업을 만들었다.
2015년엔 삼성의 방산 및 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로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방산 부문은 명실상부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은 매출 20조 원을 초과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화는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 역시 그룹 성장의 또 다른 핵심이다.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 거점은 469개로 증가했고 미미했던 해외 매출은 2020년 기준 16조7000억 원까지 확대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직원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는 명언을 낳기도 했다.
新사업 '항공우주+그린수소'…한화 미래 100년 관건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키워내고 있다.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고,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회장은 40년의 도약을 발판 삼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이 그것이다. 김 회장은 우주 사업 등 신사업들이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어려운 길임에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올해 2월 주력 계열사인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의 미등기 임원을 맡은 김 회장은 항공우주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그룹의 항공·우주 사업을 주도할 전담조직(TF)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며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게 팀장을 맡겼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스페이스허브는 상상 속 우주를 손에 잡히는 현실로 이끌고 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 발전 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앞 다퉈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다만 항공 우주 사업과 방산 분야에서의 수출 실적이 미미한 점은 고민거리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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