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년 2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배경과 속내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7-30 13:41:46

"시진핑, 남북 정상회담 주선하고 싶은 마음 있을 것"
윤건영 "단계 차근차근해 나가면 내년 2월 좋은 성과"
성사 가능 회의적 전망…"코로나19, 대선국면 장애물"
李, 與 강성 지지층 공략 위해 北 이슈 띄웠단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경선후보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 국무총리 출신인 대권 주자가 구체적 시기까지 거론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경선후보가 지난 26일 광주 북구 광주과학기술진흥원 12층 강당에서 열린 '광주·전남과학기술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후보는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제일 높은 시기는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면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하고 싶은 마음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3연임의 토대를 닦고 세계적 지도자로 우뚝 서기를 원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설득할 것이란 얘기다.

이 후보는 "여건이 성숙하면 남북 정상회담이 문 대통령 재임 중에 한번 더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는 것은 소위 말해 우물가에 가서 숭늉 찾는 격 아니냐,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정상이 만날 가능성을 거론했다.

윤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잃어버렸던 남북 관계 10년을 되찾아왔던 계기를 만들었지 않느냐"며 "단계를 차근차근해 나가면, 내년 2월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남측의 정권교체 등으로 인해 북한이 정상회담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회담은 다른 문제"라며 "가장 큰 장애물은 코로나19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을 걸어잠그고 각종 국제 스포츠대회에도 불참하고 있는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김 위원장 참석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또 내년 2월이면 문재인 정부 임기말로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을 시기인데, 별로 얻어낼 것이 없어 보이는 북한이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설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후보가 실현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정상회담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지율이 상승국면에 있는 이 후보가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기 위해 '남북관계'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남북 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후보로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계 개선 의지에 호응하면서 친문에 손을 내밀겠다는 심산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 후보가 정상회담 이슈를 띄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 교수는 "선거에서 '캐스팅 보터'(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투표자)로 꼽히는 2030 MZ세대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북한 이슈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 이슈를 공략해 표심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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