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은 호남, 이재명은 영남서 웃어…난타전 득실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7-29 11:28:18

'백제 발언' 후폭풍…이재명, 호남 지지율 11.5%p↓
영남·무당층선 상승…이낙연은 호남서 소폭 올라
"이재명, 네거티브에 불리 vs 전국 확장력 보여줘"

더불어민주당 '빅2' 대선 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으로 날을 지새고 있다. 29일에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흡집내기'에 열올렸다. 전날 비방 자제를 다짐한 '원팀 협약식'이 무색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후보(가운데)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핵심공약 원팀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하는 이낙연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황당하고 답답" vs 이낙연 "백제 발언 매듭 못지어"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MBC라디오 전화인터뷰에서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 되는데 없는 사실로 상처를 내면 수습도 어렵고 경쟁력을 훼손당하는 일이 생긴다"며 이낙연 후보를 또 직격했다. 

그는 '백제 발언' 논란과 관련해 "이낙연 후보가 이기는 게 지역주의를 깨는 길이라는 선의의 말을 갖고 지역주의를 조장했다고 한다"며 "도서관에서 정숙하라고 소리지르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황당할 정도로 답답한데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KBS라디오에 나와 '백제 발언'에 대해 "(전날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께서 오히려 '흑색선전이다. 책임져야 한다'고 마지막 발언을 해서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이 됐다"며 이재명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지역구도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 오래된 상처인데 상처를 대할 때는 아픈 사람 입장에서 대하는 것이 옳다"며 "그런 선에서 매듭지어 지기를 바랐는데 결과는 그렇게 안 됐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그러면서도 네거티브 득실 계산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는데 분주하다. 이재명 캠프는 '백제 발언' 후 호남·충청 지지율이 빠져나가 울상이다.

리얼미터 조사서 이재명, 호남 11.5%p 급락…이낙연은 2.6%p 상승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6,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58명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32.2%로 2주 전(43.7%)보다 무려 11.5%포인트(p) 급락했다. 대전·세종·충청에서도 5.6%p 떨어져 23.7%였다.

반면 이낙연 후보 지지율은 서울(3.2%p)과 광주·전라(2.6%p) 등에서 소폭 올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백제 발언이 나온 지난 23,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라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0.8%, 이낙연 후보는 34.4%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 38.0%, 이낙연 후보 31.7%였다. 일주일 새 이재명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7.2%p 내렸고 이낙연 후보는 2.7%p 올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경선 판세를 주도하는 권리당원은 호남에 상당히 편중돼 있다. 호남 표심이 승부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후보가 호남 지지율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본경선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네거티브전이 이어질수록 1위인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네거티브는 보통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를 끌어내리기 위한 전략으로 쓰인다"며 "그간 로키 전략을 고수하던 이재명 후보가 최근 사이다로 돌아서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타전이 격화할수록 선두가 전국적 지지세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이낙연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PK·TK선 상승…리얼미터 "호남 지지율 이낙연에게 오롯이 이동안해"

그러나 이재명 캠프는 개의치 않는다는 기류다. 백제 발언 논란 초기부터 적극 해명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판단이다. 

백제 발언 효과는 향후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고 평가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호남·충청과 반대로 영남권과 무당층에서는 지지율이 되레 올라 외연 확장 성과가 보였기 때문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부산·경남(PK)·울산과 대구·경북(TK)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각각 1.0%p, 3.9%p 상승한 20.0%, 18.5%로 집계됐다. 무당층에서도 3.4%p 올라 25.1%였다.

이재명 후보에게서 이탈한 호남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를 선택하기보다 관망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리얼미터 측은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지지율이 빠졌지만, 이낙연 후보에게 오롯이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뺏긴 지지율을 영남에서 회복하면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진단했다. 홍 소장은 "백제 발언으로 인해 이재명 후보가 호남·충청에서 지지율이 떨어졌으나, 오히려 영남에서는 지지율이 올랐다"며 "앞선 '노무현 탄핵' 논쟁과 지역주의 논란 등으로 이낙연 후보의 호남 한계성과 이재명 후보의 전국적 확장력을 대비시켜주는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낙연 후보가 상승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제치고 선두로 도약하기에는 아직 부족해보인다"며 "앞으로의 지지율 추이는 양 측이 또 어떤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오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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