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여성 표심'… 與 1·2위 이재명·이낙연 신경전

장은현

eh@kpinews.kr | 2021-07-20 11:03:50

"여성 안전 위해 국가 책임 강화할 것" 한목소리
이재명 "디지털시민안전처 설치해 전국 단위로 운영"
이낙연 "디지털피해자 지원센터 고용 안정 보장해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여성정책'으로 맞붙었다. 최근 이 전 대표가 지지율 급등으로 이 지사와 여권 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신경전이 전방위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UPI뉴스 자료사진]

이 지사는 지난 19일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를 찾아 '디지털시민안전처'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디지털성범죄를 통제하기가 어렵고 피해가 상당히 큰 만큼 피해자 지원센터를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등 광범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센터 방문 후 페이스북에 '디지털성범죄 근절, 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디지털성폭력에 대한 선제적, 다각적, 총체적 대응을 위한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직접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성착취물을 삭제하지만 디지털 확산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찾아낸 영상을 삭제하더라도 복제된 영상이 얼마나 복제됐는지 알 수 없고, 음성화된 SNS와 다크웹 등으로 유통돼 효과적인 차단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불안감과 공포감 속에서 인간관계를 끊고 사회와 단절되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10~30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디지털시민안전처'의 해외 사례로 호주의 '온라인 안전국(Office of the eSafety Commissioner)'을 설명했다. 해당 기관은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여성 관련 범죄의 유형을 설명하고 피해자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상세한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여성 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을 위한 온라인 안전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지사가 방문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는 지난 2월 활동을 시작했다. 광역자치단체에서 피해자 중심 원스톱 지원센터를 만든 것은 경기도가 최초다.

이 전 대표도 같은 날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센터를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불법촬영물 유포는 한국이 압도적이라는 점과 10대들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고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멘붕'이 와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휴대전화로 불법 카메라를 탐지하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에스프레스토라는 스타트업도 찾았다. 이곳은 불법 카메라를 탐지하는 '릴리의 지도'와 불법 유포물을 삭제하는 '잊혀질 권리' 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업체다.

이 전 대표는 "불법 카메라 탐지 프로그램을 공공시설에 설치해 불특정 다수에게 예방 효과를 줄 수 있는지 연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도 일정을 마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안전을 위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피해자 지원센터에 지난해 50명의 기간제 인원이 있었지만 올해는 22명에 불과하다"며 "22명도 오는 11월이면 계약기간이 종료돼 피해자들이 지속적인 케어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의 빠른 조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시작된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여권 대선 주자 중 가장 먼저 비판하는 등 여성 이슈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엔 △변형 카메라 구매 이력 관리제 △데이트 폭력 처벌 강화 △1인 가구 여성 주거환경 개선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6일엔 자궁경부암 백신 국가 책임제를 제안했다.

이 전 대표의 '여심 챙기기' 행보는 '여배우 스캔들' 논란의 악재에 처했던 이 지사와 비교되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성표를 결집하고 다잡으려는 것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보다 여성 지지율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TBS의뢰, 지난 16~17일 만 18세 이상 1013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이 전 대표의 여성 지지율은 26.4%로 여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남성(12.1%)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이 지사는 남성 지지율(27.2%)이 여성(23.7%)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이 지사도 여성정책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지사 캠프에선 지난 15일 성평등 전문가로 꼽히는 민주당 권인숙 의원을 공동상황실장으로 영입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은 박찬대 의원은 20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권 의원이 합류한 만큼 조만간 여성 문제와 관련한 정책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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