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참던 이재명, 이낙연에 반격…'전략적 인내' 접나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7-14 11:43:54

'옵티머스' 의혹 겨냥…"본인 주변 먼저 돌아봐야"
"김빠졌다는 이야기 있는데 원래로 돌아가야겠다"
4선 우원식, 이재명 공식 지지…"개혁의 적임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원래로 돌아가야 될 것 같다"며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김빠진 사이다'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특유의 돌직구식 발언을 자제하던 이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의 '옵티머스 연루' 의혹 등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간의 불만을 쏟아냈다. "(본선은) 2∼3% 박빙 승부인데 내부 균열이 심해지면 본선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다 감수하고 참아야 한다'는 조언이 사실 많았다"며 "주먹으로 맞는 건 단련이 돼 있는데 (권투 경기에서) 갑자기 발로 차더라"라는 것이다.

이어 "김빠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이다가 쏘는 맛이 있지 않은가"라며 "원래로 돌아가야 될 것 같다"고 선언했다.

경쟁자들의 파상공세에도 꾹꿈 참으며 '로키(low-key) 전략'을 유지해왔던 이 지사가 2등 이 전 대표의 상승세에 대응모드를 바꿔 '야성(野性)' 회복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본인을 되돌아보라"며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나한테 가족, (검증) 그걸 막으려 하는 거냐고 한 분이 진짜 측근 또는 가족 이야기가 많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이 전 대표 사무실 가구 및 복합기 임대료 대납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측근 이모 전 대표실 부실장 문제를 거론했다.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절 이전부터 오랜 측근인 이씨는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전 대표에겐 아주 민감한 사안을 이 지사가 건드린 것이다.

이 지사는 "그분이 그냥 개인적인 사람이 아니고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을 만들고 해서 시정을 받은 분이지 않느냐"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먼저 소명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저희 가족을 걸고넘어지니까 당황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인 김건희 씨 검증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자 이 전 대표 측이 이 지사 부인 김혜경 씨를 언급한 데 대한 응수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운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를 거론하며 "대통령 부인은 공인인데 검증할 필요가 없다니. 혹시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전날 YTN과 인터뷰에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해 "본인을 돌아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 입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주변에 심각한 상황 많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적정한 도를 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경고했다.

이 지사가 당내 경선 상대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비경선 이후 당내 후보들의 협공 탓에 이 전 대표와의 격차가 한자릿수로 좁혀지자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캠프는 내부적으로 메시지 단속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을 비롯해 측근인 정성호 의원의 '돌림빵', 김남국 의원의 '비루먹은 강아지' 표현 등이 부정적 여론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원식 의원과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 제공]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첫 원내대표를 지냈던 우원식 의원의 공식 지지를 얻으며 캠프 인력도 보강했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이 지사를 만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후보가 다음 민주당 정부가 가야 할 가장 사회경제적 개혁의 적임자"라며 "불평등·불균형·양극화 시대를 넘기 위해 이재명 후보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지난 5월 당 대표 선거에서 송영길(35.60%), 홍영표(35.01%) 후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29.38%의 적지않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내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이자 4선 중진인 우 의원의 공개 지지로 이 지사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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