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9명' 제한에 예비부부 '울상'…"위약금 없이 날짜변경 가능"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7-14 10:06:10
공정위, 업계에 공문보내 '위약금 감면기준 '준수 독려
"강제성 없는 표준약관…적용되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당장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람이 몰리는 백화점, 쇼핑몰 등에선 사실상 인원 수 제한이 없는데, '친족만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는 결혼식장의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예식 관련 최대 1000만 원의 위약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참고하도록 독려에 나섰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결혼식 코로나 규제 조정이 필요합니다', '예비 부부의 피해를 최소화해 주세요' 등 글이 올라와 있다. 서울 시민제안 게시판과 각종 예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결혼식 거리두기 세부조항 보완이 필요하다'는 식의 불만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청원인은 "콘서트장에선 5000명이나 수용 가능하게 해주면서 왜 결혼식만 엄격한 규제를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감염자 발생지를 보면 예식장이 아닌 백화점, 유흥시설, 박람회, 콘서트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최소 보증인원을 49명으로 두어 기존에 계약했던 200명 분의 식대를 그대로 지불해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예식장 분쟁 관련 표준약관과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했다. 표준약관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같은 1급 감염병 유행으로 예식장이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해 계약 내용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 위약금 없이 예식 일시를 미루거나 보증 인원을 줄일 수 있다. 식을 아예 취소하면 위약금의 40%를 감면해준다.
다만 예식장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강제력이 없다 보니 앞선 사례처럼 표준약관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각 예식장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번 주 주말 결혼식을 앞둔 A 씨는 "250명 가까운 식사 인원으로 계약했는데, 최소 150명의 식대는 지불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코로나로 이미 한 번 미룬 상황이라 두 번 연기는 불가능해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식장뿐 아니라 4단계 격상 전 예약한 돌잔치, 숙박시설 관련 분쟁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는 4단계가 발표된 지난 9일부터 예식장, 돌잔치 등 위약금 피해구제 요청 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예식업중앙회, 대한숙박업중앙회, 야놀자·여기어때·에어비앤비 등 숙박업 플랫폼사업자, 지방자치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 감염병 발생 시 위약금 감면 기준(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숙지하고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표준약관과 분쟁 해결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고 강제로 적용할 순 없다"면서도 "권고안이 마련된 이후에도 사업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가능한 한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