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공공주택 토지 시세 10배 뛰어…땅 장사로 부당이득"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7-13 11:21:48
"장부가액 축소하고 부채율 강조해 민간매각으로 돈벌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한 공공주택의 토지 시세가 취득가액보다 10배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SH공사는 부채율 등을 내세워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라고 주장해왔지만, 주택 자산을 저평가한 뒤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긴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공사 공공주택 자산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 자료를 보면 SH공사가 1991년 이후 취득해서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은 13만1000가구로 취득가액은 22조1000억 원(가구당 1억7000만 원)이다. 이 중 시세파악이 가능한 205개 아파트 단지 9만9000세대를 분석한 결과, 전체 평균 취득가액은 6조8431억 원이나 현재 토지시세는 68조1909억 원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대치1단지의 경우 취득 당시(1992년) 토지가액은 142억 원(가구당 870만 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1조5000억 원(가구당 9.5억)으로 취득 가액의 109배가 됐다. 이밖에 양천구 신트리2단지, 수서6단지 등 집값이 높은 주요 지역에서는 모두 취득가보다 60배 이상 상승했다.
경실련은 "땅값이 상승했음에도 SH는 토지를 재평가하지 않고 건물은 감가상각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평가해왔다"며 "장부가액(토지+건물)은 12조8000억 원으로 취득가보다 낮고 시세의 1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장부가액은 축소하고, 부채율을 강조하면서 민간에 '땅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건축비도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매년 표준건축비와 기본형건축비를 고시한다. 표준건축비는 공공임대 아파트, 기본형건축비는 분양아파트의 건축비 산정기준으로 활용된다. 공공주택임에도 기본형건축비보다 비싸게 책정되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공공주택 건물취득가액은 표준건축비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08년 은평지구부터는 표준건축비를 상회했고 기본형건축비보다도 높아졌다"며 "1991년 공급된 면목동의 건물취득가액은 아파트 평당 83만 원이었는데, 지난해 고덕동은 850만 원으로 10배나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공공택지의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적극 확대해 서민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자산에 대한 정확한 재평가를 실시해 공공주택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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