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중대재해처벌법, 모호한 시행령에 혼란 우려"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7-09 17:07:48
건설업계 "안전사고는 과실인데 고의범 준해 처벌…경영환경 악화 우려"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경제단체들과 건설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9일 논평을 내고 "경영 책임자의 의무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어느 수준까지 의무를 준수해야 처벌을 면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어 "그간 경영 책임자의 정의와 의무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에 구체화돼야 한다고 수차례 지적해 왔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는 직업성 질병의 목록만 규정하고 중증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재해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업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행령 제정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내년 1월 27일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준비 시간이 부족하며 경영 책임자가 의무를 다했는데도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면책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경총은 산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정부에 경제계 공동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산업현장에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련 역시 경영 책임자의 의무를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의 표현으로 모호하게 규정한 점과 직업상 질병의 중증도를 규정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자체가 재해의 근원적 예방보다 처벌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행령으로 이를 보완하는 데는 애초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할 시행령에서 '적정한 인력·예산' 등 기준을 모호하게 둔 것은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혼란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계는 입법 과정에서부터 법 추진에 유감을 표명하고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내용 보완을 요구해왔다.
건설업계는 안전사고는 모두 과실에 의한 것인데, 중대재해처벌법은 고의범에 준하는 형벌을 부과하고 법 적용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