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입당 확답 못하는 이유는…"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7-09 11:45:11
6일 尹과 '번개성 만남'…"당내 사정에 관심 많아"
尹, 장외행보 지속…1일 오세훈, 8일 김영환 만나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이 지난 3일 윤 전 총장을 만나 빠른 입당을 촉구했고 이준석 대표도 지난 6일 윤 전 총장과 '번개성 만남'을 가졌다. 김영환 전 의원은 지난 8일 윤 전 총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표는 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퇴임 이후 어떤 행보를 했는지, 어떤 식으로 준비해왔는지 물어봤다"며 "정치 얘기만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만 "대선 일정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당내 사정이나 정치 전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윤 전 총장 입당여부에 대해 "상식선에서 당연히 국민의힘 경선 버스를 탈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입당에 대해 확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윤 전 총장 지지층이 범여권과 범야권에 걸쳐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돕는 이들 사이에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범여권 인사들도 보이는데 그들 입장에서 입당 절차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서두를수록 문재인 정부 실정에 돌아선 범여권 또는 중도층을 끌어안기 어려워 표의 확장성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수의 황무지'라 불리는 호남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아직 '무당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제1야당의 '반문 빅텐트'에 범야권 주자 모두가 모여 경쟁을 벌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대표가 틈만 나면 '8월 경선 버스 출발론'을 외치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는 이유다. 전날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도 출범했다.
이 대표는 경선 버스 출발 시간에 대해 '당헌당규에 어긋나지 않는 물리적인 시한은 9월 초중, 이미 경선을 시작한 민주당과 경쟁하기 위한 합리적 시점은 8월 말'이라고 거듭 못박았다.
윤 전 총장은 그러나 '밀당 모드'를 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엔 말을 아끼며 민심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민심을 듣겠다는 명분으로 각계 인사들과 장외 만남을 통해 지지세를 최대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오세훈 서울시장, 2일 원희룡 제주지사, 7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8일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과의 만남이 그 일환이다. 윤 전 총장측은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와 온도차가 확연하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과의 만남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현 정권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에 끌려 다니고 민주당은 문파 등 팬덤에 갇혀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윤 전 총장도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며 "(윤 전 총장이) 부패를 막고 정부와 여당의 관계에 있어 민정수석은 최고의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 가운데 중요한 것은 민정의 실패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지난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경기지사 경쟁자였던 이재명 현 지사를 겨냥해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만난 후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는 과정에서 존경했고 현재 야권통합과 정권교체에 가장 소중한 분"이라고 호평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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