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요즘 스타일은…'부르르' 여전 '사이다' 증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7-08 15:05:29
싫은건 못참는 태도 여전…'바지발언' 후폭풍 거세
이낙연 "거북, 민망…국민께 어떻게 비칠지 걱정"
돌직구 발언 자제…'본선 위한 전략적 인내' 분석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치 스타일이 시원하다. 순발력도 좋다. 어떤 사안에도 거침 없이 말하고 빠르게 대응한다. '사이다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권 대선주자 1등 지지율의 밑천이다.
그런데 요즘 스타일이 좀 달라졌다. "김이 빠졌다"는 얘기가 많다. 반면 싫은 건 못참는 태도는 여전한 것 같다. 대표적인 게 '여배우 스캔들'이다.
'윤석열 X파일' 논란의 불씨를 당겼던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최근엔 '이재명 X파일'을 거론하며 불길의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다. 장 교수 페이스북엔 8일 이 지사의 과거 동영상이 공유됐다.
이 지사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언론과 생중계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었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관련 질문을 받자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관련 질문이 되풀이되자 폭발했다. 대변인에게 "예의가 없다. 더는 인터뷰 요청을 받지 말라"고 지시했다. "인터뷰하다 딴 얘기하면 끊어버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실제로 인터뷰를 하다가 "잘 안들린다"며 중간에 중단했다. 대놓고 언론을 무시해 '태도 논란'에 휘말렸다.
이 지사의 '김부선 알레르기'는 3년이 넘어도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라는 역대급 촌극을 부르고 말았다.
이 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부선 스캔들' 질문만 나오면 "그 정도로 하자"며 답을 피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도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5일 2차 TV토론에서 정세균 후보의 추궁에 이 지사의 '뚜껑'이 열려버렸다. "제가 혹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바지 발언'은 이 지사의 '거친 언행'을 부각하며 추격자들의 '먹잇감'으로 애용되고 있다. 이낙연 후보 등은 이 지사의 '품격 문제'를 쟁점화하며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민망한 발언"이라고 개탄했다.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지사의) 바지 내린다는 발언, 또 약장수 (발언 등)은 좀 거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인데 국가의 얼굴답게 품격과 신뢰를 갖는 지도자 이미지가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로선 '열'이 받는 지적인 셈이다.
반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메시지는 확 줄었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 '김부선'을 빼곤 모든 이슈와 쟁점 대응에서 특유의 돌직구식 발언을 자제하는 것으로 비친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6일 밤 TV토론에서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몸 사리다 주저앉는 것 아닌가"라고도 꼬집었다.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격돌했던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는 '싸움닭'이었다. 당시 당원들이 꺼려하는 '기득권' 표현을 문 대통령에게 퍼부으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강성 친문 지지층의 '이재명 거부감'이 아직도 상당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지사의 '고구마 대응'은 본선을 위한 '전략적 인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지사는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대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평이다.
그런 만큼 예선인 당내 경선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게 유리한 길이다. 힘을 비축하며 '원팀'을 충실히 꾸려 야권 후보와의 본선 대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동네북 인생"이라며 "견뎌내고 원팀이 깨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가 이런 스타일을 언제까지 유지할 지 주목된다. 일단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엔 큰 변동이 없다. 그러나 본선을 위해선 '김부선 알레르기'는 고쳐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용진 후보는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 '바지 발언'을 두고 "본선에서 그랬으면 폭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위트있게 넘어가실까 봤는데 바지 발언으로 이야기가 가버렸다"며 "아침에 조간 보니까 이게 다 헤드라인으로 올라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UPI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지도자급 인사가 언론과 국민의 검증 요구에 신경질적인 감정 대응을 한다는것 자체가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자기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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