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도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참여 꺼리는 은행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7-06 09:35:50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대형 IT업체)와 핀테크업체가 주도하는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은행권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빅테크·핀테크가 주도하는 플랫폼에 참여해봤자 플랫폼업체만 살찌울 뿐, 은행에 좋을 일이 없다는 판단이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아예 불참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반쪽짜리 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카카오페이·토스 등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대환대출 플랫폼의 전 단계 성격으로 토스·카카오페이가 각각 운영하는 '금리비교' 플랫폼에 일부 참여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들도 본격적인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는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명시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토스 등의 금리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입장은 다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플랫폼업체가 주도하게 되면, 결국 중간에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토스·카카오페이만 살찌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뜩이나 요새 은행 플랫폼업체의 경쟁이 심한데, 경쟁업체만 웃는 사업에 참여할 마음이 날 리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이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따로 만들면, 다들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업체를 배불리는 것만 피하되 소비자들에게 금리비교·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는 살리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아직 금융당국의 허락을 얻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이 독자적 플랫폼을 만들어도 되는지 금융당국에 문의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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