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없나 깔게없나…정치권 흔든 윤석열의 '도리도리'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6-30 11:35:40

윤석열, 29일 대선출마 선언서 고갯짓 지적받아
"불안 표현" vs "오랜 습관" 엇갈리는 여야 반응
윤석열의 중도 확장성에 대한 與 견제라는 해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도리도리'가 여야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도리도리' 혹은 '윤도리'는 지난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좌우 청중을 번갈아 보며 이야기하던 윤 전 총장의 습관에 붙여진 별명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은 '도리도리'가 준비가 덜 된 데 따른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깎아내렸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의원은 "이분이 좀 준비가 덜 됐구나 생각했다"며 "윤 전 총장은 아직 자기 빛을 내지 못하고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윤 전 총장의 거친 표현도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무도한 행태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법치를 내팽개쳤다'는 등 문재인 정권을 비판한 것에 관해 "그 표현들 주어를 검찰로 바꾸면 국민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최민희 전 의원도 가세했다.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리도리 깜빡깜빡"이라며 "보기가 불안함"이라고 조롱한 데 이어, 이날은 윤 전 총장이 사용한 단어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데 사용한 단어인 독재, 약탈, 망상은 지극히 검찰주의적인 입장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은 "깔 게 없어 도리도리를 문제삼냐"며 습관일 뿐이라고 옹호하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과 오랜 친구사이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원래 (윤 전 총장) 스타일이 좌우를 보면서 얘기한다"며 "어제는 많은 기자들 앞에 서다 보니까 긴장해 그랬던 것 같다"고 윤 전 총장을 감쌌다.

대선 주자로서 정책과 비전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혹평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고, 그 다음에 본인이 지향하고 있는 정치와 자신의 가치관을 녹여냈다"고 반박했다.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질문의 본질을 피해가거나 동문서답했다는 비판과 정반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당 혹평에 대해 이탈한 중도층, '중도진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짚었다. 최 교수는 "중도진보층은 민주당에는 마음이 떠났지만 국민의힘 지지는 주저하고 있는데 아직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은 이런 점에서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 지지층의 확장을 노린다면 윤 전 총장의 '거친 표현'들은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최 교수는 "전날 대권선언은 굉장히 현 정권을 부정하는 식의 과도한 표현을 써가며 반문(反文) 정서를 공략한, 궐기문 느낌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 대립각을 세우겠지만 이런 식이면 오히려 중도층이 머뭇거릴 수 있다"며 "향후에는 정책적인 면이나 발언의 어조도 많이 다듬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운동 갔다 오느라 윤 전 총장이 발표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기사도 찾아보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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