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화환 전쟁' 연상케 하는 응원 화환 줄지어
국민의힘 의원 24명 등 현역 25명 몰려…尹 지지세
"하루 평균 300명 입장하는데 오늘은 1000명 넘어"
지지자 추정 1명 쓰러져 구급차 출동하는 소동도
29일 오전 1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앞.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한 시간 정도 앞두고 지하철역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인근 정류장엔 단체로 온 듯한 버스도 서너 대 보였다.
윤 전 총장을 응원하는 확성기 소리가 귀를 때렸다. 질서 유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과 서초구청 직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평상시 이동량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인파임이 짐작됐다.
▲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주변 인도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다. [문재원 기자] 기념관 입구를 찾기도 전에 눈을 사로잡은 것은 줄 지은 화환들이었다. 서울·대구·천안·부산 등등. 윤 전 총장의 전국 각지 팬클럽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화환에는 윤 전 총장을 향한 응원과 희망을 적은 문구들이 걸려있었다.
'윤석열 대권출마 환영', '윤석열 대통령 가즈아', '구국의 일념으로 전진하시기 바란다', '무너진 법치를 다시 세워달라', '공정과 정의, 양심이 살아있는 나라' 등이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때 화환 전쟁을 연상케 하는 강렬함이 느껴졌다. 오로지 '윤석열용 꽃길'이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윤석열로 정권교체'. 기념관 입구 쪽 한켠에는 윤석열 팬클럽 모집 부스에 걸린 현수막과 입간판들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화이팅" 등을 외쳤다. 개인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도 한 목소리로 윤 총장을 응원했다.
기념관 직원에게 평소에 사람이 이렇게 많냐고 물었다. 그는 "기념관에 입장하는 관람객 수는 하루 평균 300명 정도인데, 오늘은 입장한 사람만 10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이날 대선출마 선언식엔 윤 전 총장 측 관계자와 사전에 신청한 취재진만 입장이 가능했다. 행사장 안팎 인파를 합하면 윤 전 총장을 보기 위해 온 사람은 그 네다섯배를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열린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지지자들이 윤 전 총장을 기다리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5분쯤 기념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복 차림에 회색 넥타이를 맸다. 이날 대선 출정식에는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정진석(5선), 권성동(4선), 이종배(이상 3선), 김성원·박성중·이달곤·이만희·정점식(재선), 김선교·백종헌·서일준·안병길·엄태영·유상범·윤두현·윤주경·윤창현·이용·정찬민·지성호·최형두·태영호·한무경·홍석준(이상 초선) 의원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송언석 의원도 얼굴을 내밀었다. 현역 의원 25명이 몰린 것이다.
기자회견을 30분 가량 앞두고는 기념관 안팎이 더 철저하게 통제됐다. 윤 전 총장이 1층 윤봉길 의사의 생애와 업적이 소개된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취재 경쟁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자회견은 오후 1시 정각에 시작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출마 선언문을 읽어나가는 십여 분간, 지지자들이 외치는 "윤석열", "윤석열 화이팅" 소리는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출정식을 마치고 윤 전 총장이 밖으로 나서는 길은 더욱 북새통을 이뤘다. 지지자들의 연호와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 속에 윤 전 총장이 갇힌 형국이었다. 발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았다.
체감 30도에 가까운 무더위 탓일까, 몰려든 인파 탓일까.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구급차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 둘러 싸인 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윤 전 총장이 떠나고 나서는 기념관 외부의 부스도, 현수막도 말끔히 치워졌다. 아쉬움에 기념관을 맴도는 사람들만 남았다.
'윤석열을 응원합니다' 깃발을 들고 윤봉길 의사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은 지지자에게 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 씨(65·여성)는 "검찰총장 할 때 보지 않았나. 대한민국의 정의를 세울 사람은 윤 전 총장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것도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