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맞고도 정신 못차린 與…성추문 또 성추문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6-24 09:47:45
민주당, 사건 접수 9일만에 "사죄…엄중 조치"
양 "성폭행 아닌 것으로"…시당 '2차 가해' 경고
경기 지역위원장은 알바생 성추행하고 탈당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에서 '폭망'한 것은 부동산 실정과 함께 '성추문' 탓이 크다. 서울·부산시장 보선은 민주당 소속 전임자들의 성추행 때문에 치러진 것이었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조심해도 모자랄 판에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했다. '피해 호소인' 호칭 의원들의 후보 캠프 참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평가론이 국민적 반감을 자극했다. 무딘 성인지 감수성이 도마에 올랐다.
집권당은 그러나 성난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듯하다. 최근 민주당 관계자의 성비위 사건이 잇따라서다. 특히 당 지도부와 관련 의원이 사건을 쉬쉬하고 무마하려는 의혹을 받아 사안의 심각성이 더 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24일 "성비위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미심쩍은 대처 방식은 더 큰 문제"라며 "자칫하다간 민주당에게 '성추문당'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전날 양향자(광주 서구을) 의원 지역사무실 직원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죄를 했다.
이소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의혹에 대한 확인·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모든 것에 앞서 큰 고통을 겪었을 피해자 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최대한 엄중하고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성폭행 의혹 직원은 양 의원의 사촌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양 의원 지역사무소 회계책임자인 A 씨가 부하 여직원 B 씨를 수개월에 걸쳐 수차례 성폭행한 의혹이 지난 14일 제기됐다"고 전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4일 양 의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처음 보고받고 이틀 뒤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에게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 사태가 드러나자 사건을 접수한 지 9일 만에 전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양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즉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를 직무 배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의원이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광주시당은 양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피해자 접촉 금지와 2차 가해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시당은 공문에서 "가해자로 의심되는 인물이 특수 친인척 관계라 양 의원도 이해 당사자로 볼 수 있어 피해자와 접촉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양 의원이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성폭행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사실상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행태와 같은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황 대변인은 "지난 14일 당에 신고한 후 열흘 가까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행여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경기도 내 민주당 한 지역위원장인 이 모 씨는 식당 여종업원을 성추행하고 탈당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돼 당 관계자의 성비위 사건이 지난 14일 또 터진 것이다.
이 씨는 경기도 한 치킨집에서 술을 겸한 식사를 하다 주방에서 홀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 씨에게 손을 뻗어 허리 아래를 더듬었다. 피해 여성은 다음날인 10일 새벽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자 이 씨는 당일 민주당을 탈당한 뒤 업소를 찾아와 피해여성에게 사과하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실시하고 방범카메라 영상을 확보해 당시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 씨 사건을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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