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도 대권 앞으로?…"조만간 정리해 밝히겠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6-18 15:22:53
헌법기관장 출마 비판에 "다양한 판단 있다" 여운
조국 "1년간 출마 금지해야"…윤석열·최재형 저격
강준만 "尹·崔 출마에 비판적…尹, 추미애 공 90%"
최재형 감사원장이 침묵을 깼다. 거듭된 야권의 러브콜과 여권의 닦달에 입을 연 것이다.
최 원장은 18일 자신이 대권 주자로 꼽히는데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질의를 받았다. 최 의원은 "최 원장의 대선 출마설이 계속 나오는데 적절한 얘기인가"라며 "임기직에 계신 분 아닌가"라고 캐물었다.
최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 직무 독립성은 감사원 업무의 요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최근 저의 거취나 다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부분과 관련해 언론이나 정치권에 많은 소문이나 억측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때로는 열심히 일하는 우리 감사원 직원조차도 난처한 경우가 있는 것도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도 거들었다. 소 의원은 "대선에 출마한다면 최 원장 취임 후 이뤄진 감사 사항에 대해 다시 다 되짚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그런 의도를 갖고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며 "이건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그런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런 염려를 포함해 저의 생각이 분명히 정리된 후에 모든 분에게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정치권 소문·억측' 표현을 두고 최 원장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그가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면 즉각 부인하면 그만이다. 그는 법사위 출석 전후 '야권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출마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한 이유다.
최 의원은 또 따졌다. "공수처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느냐. 헌법기관장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나가는게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최 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마해도 상관 없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11일 현직 검사나 법관이 공직선거 후보자로 출마하려면 1년 전 사직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현직 공무원이 대선 주자로 언급되고 정치적 행보가 거듭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지적은 그대로 이날 최 원장에게로도 향했다.
이 개정안은 '윤석열 출마금지법'으로 불리며 과잉 입법 사례로 꼽혔다. 이틀 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좀 과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가만있지를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을 거론하며 "형사사법과 감사 영역에 종사하는 고위공직자는 퇴직 후 1년간은 출마 금지를 하는 법 개정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의원 발의 법안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은 이 법안 제출 직후 사퇴했다, 조만간 최 원장도 출마한다는 보도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에 따르면 대법원장, 감사원장, 공수처장, 검찰총장 등도 퇴직 후 90일이면 출마 가능하다"며 "이래도 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출마가 이렇게 쉽게 허용되면 재직 시 판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미 생생한 악례(惡例)를 보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도 이날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강 교수는 "최재형 감사원장 포함해 사정 성격의 국가기관에 있던 분들이 곧장 대선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가"라며 "저는 거리를 두고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다.
그는 "(정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정상적이고 무리한 방법으로 쫓아내려고 했다"며 "그렇게 해서 오늘날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의 반열에 우뚝 서버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사회자는 '결국 대통령 후보 윤석열은 정권 혹은 추미애 전 장관이 만든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강 교수는 "90%는 만들었겠죠"라고 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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