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운전사가 액셀만 밟았어도" 논란…野 "2차 가해"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6-17 17:19:28
청년정의당 "기가 막힐 노릇…경우없고 염치도 없는 발언"
宋 "운전사 비난한 것 아냐…광주 동구청장 질책한 것"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7일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와 관련해 "버스 운전사가 액셀러레이터(가속 장치)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야당은 "망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광주 건물 붕괴 사고 대책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버스 정류장 앞에서 5층짜리 건물 해체 작업을 하는 것은 일반 시민이 봐도 위험해 보인다"며 "많은 시민이 구청에 민원을 했다는데 접수가 안 되고 현장 확인이 안 된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바로 그 버스 정류장만 아니었다 해도,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엑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살 수 있었다"며 "하필 공사장 앞에 (버스가) 있고 시간대가 맞으면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광주 건물 붕괴 참사의 책임을 버스 운전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사고 당시 시내버스는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뒤 3∼4초 만에 건물이 붕괴돼 버스 운전자가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송 대표의 발언은 광주 붕괴 참사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2차 가해나 다름없다"며 "집권 여당 대표가 제대로 된 원인 진단과 개선책을 내놓기는커녕 황당한 인식을 갖고 있으니 이러한 인재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슴 아픈 참사의 책임을 애꿎은 피해자에게 전가하지 말라"며 "송 대표가 그동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사건, 기러기 가족 등과 관련해 숱한 구설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이것이 중대재해 사고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인식이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또 "경우도 없고 염치도 없는 발언"이라며 유가족과 국민에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버스 운전사를 비난한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했다. "회의에서 말씀드린 취지는 광주 동구청장을 질책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철거 현장 앞이) 버스 정류장이어서 기사가 불가피하게 서행했고, 정차하려는 순간 건물이 붕괴돼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라며 "버스 정류장을 동구청이 10미터, 20미터라도 옮겨놨다면, 버스가 그냥 직행하는 과정에서 붕괴됐다면, 그 순간 인간의 본능으로 조금이라도 액셀레이터를 밟았다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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