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억지 징계에 부친 협박까지…대대장의 '병영 갑질'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1-06-16 14:20:12

경례 안한 병사에 앙심…부친 부대로 불러 형사처벌 협박
군인권센터, 21사단 소속 대대장 갑질 폭로…"인권 침해"

소속 병사가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억지 징계회부를 한 뒤 해당 병사의 아버지를 부대로 불러 아들 상황을 SNS를 통해 알리지 말라고 협박한 대대장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다.

16일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육군의 한 여단 소속 대대장이 부대 병사 A 씨를 억지 징계하기 위해 벌인 일을 설명하며 "지휘관이 징계권을 악용한 인권침해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 제21사단 소속 신 모 대대장이 자신에게 경례를 하지 않은 병사 A 씨를 징계조치 할 것을 해당부대 중대장에게 요구했다. 단체 이동 중에는 최선임자만 경례를 하게 되어있어 따로 경례를 하지 않은 것임에도 대대장은 A 씨가 소속된 부대의 간부들에게 A 씨가 잘못한 것을 모두 적어오라 지시했다.

간부들은 A 씨가 소대장과 면담과정에서 맡고 있는 보직에 대해 고충을 토로한 혐의, 점호 시간 이후 공중전화 사용한 혐의, 당직근무 중 취침한 혐의 등 총 4가지를 신 대대장에게 제출했다.

대대장은 A 씨를 불러 진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진술서를 작성해온 간부들을 징계하겠다고 윽박지른 것도 모자라 이틀 뒤 A 씨 아버지를 부대로 불러 아들을 형사처벌할 것이라 협박했다.

군 인권센터는 "A 씨의 아버지가 선처를 바라자 대대장은 아들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을 SNS 등을 통해 외부에 제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라 강요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할 것이라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대장은 A 씨 아버지가 각서는 차마 쓰지 못하자 구두약속이라도 하라 윽박질러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장의 계획대로 A 씨의 징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A 씨 가족이 국민신문고에 민원 제출해 징계 절차는 여단으로 옮겨졌다. 4가지 징계 사유 중 점호시간 이후 공중전화 사용과 당직 중 취침한 혐의는 인정돼 A 씨는 군기교육대 5일 처분을 받았다.

이어 A 씨의 형이 국방헬프콜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해했다는 소식을 접한 대대장은 소속부대원들을 모아놓고 "국방헬프콜에 전화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신고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지휘관이 징계권을 남용·악용하여 사실상 '원님 재판'이나 다름없는 무법한 상황을 만드는 행태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또한 병사의 아버지를 부대 안으로 불러들여 강요와 협박을 일삼은 대대장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대해서도 엄중조치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K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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