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단체사진서 남아공 대통령 없애 논란 키운 정부
장은현
eh@kpinews.kr | 2021-06-14 14:19:57
"문 대통령 가운데로 더 잘 보이려는 의도적 삭제" 의구심
靑 박수현도 페이스북에 같은 사진 올렸다 원본으로 교체
"이미지 제작 과정 실수"…문제사진 교체, 해명
문 대통령은 연단 앞줄에서 4명과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가운데에 섰다. 존슨 총리 좌우로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양 끝으로 갔다.
사진을 보면 왼쪽부터 남아공—프랑스—영국—한국—미국 정상이 나란히 선 것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문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의 단체사진을 소셜미디어(SNS), 공식사이트 등에 올렸다. G7 정상회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정부가 당초 배포한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홍보포스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사진 촬영에 임한 앞줄 정상이 5명이 아닌 4명이었다. 왼쪽 끝 남아공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잘라낸 것이다. 정상들의 단체사진에서 특정 국가 정부 수반을 삭제해 배포하는 건 외교적 결례에 속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을 좀 더 가운데 위치로 보이기 위한 의도적 삭제 아니냐"는 등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미지 제작과정에서 빚어진 단순 실수라는게 정부측 해명이다.
정부는 홍보포스터에서 "이 사진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며 "우리가 이만큼 왔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도 SNS 글에 "많은 나라가 우리와의 협력을 원한다"라며 "참으로 뿌듯한 국민들의 성취"라고 적었다. 이어 "정상회의 내내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정부가 홍보포스터에 단체사진을 올린 것은 국격 상승을 뒷받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문 대통령 뒤로 두 번째 줄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서 있었다. SNS 등으로 퍼진 사진에는 "우리 대통령님 국격을 올려주셔서 감사하다" "문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이 빛난다"는 댓글들이 붙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페이스북에 "G7 정상회의 초청국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백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크게 말하고 있다"고 자평하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잘린 사진을 올렸다. 박 수석은 "G7 정상들 사이에 문 대통령의 자리가 대한민국의 오늘이고 우리 후세 대통령의 자리는 더 영광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대통령이 들어간 '원본 사진'이 외신을 통해 잘 알려진 상태에서 정부가 '다른 사진'의 홍보포스터를 올린 건 이해가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남아공 대통령이 유일한 흑인이라는 점에서 인종차별 논란도 뒤따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은 이날 원본 사진으로 바꾼 홍보물을 다시 올리며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수정되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려던 것이 아니라 단순한 제작상의 실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박 수석도 페이스북에 게시한 편집본 대신 남아공 대통령이 포함된 원본 사진을 다시 올렸다.
KPI뉴스 / 장은현 인턴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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