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 권유' 의원들 반발…'초강수'가 부른 후폭풍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6-09 10:16:07

문진석·윤재갑·임종성·서영석 등 6명 탈당 수용의사 밝혀
나머지 의원들은 "수용 불가"…김회재 "잘못된 조사 전제"
한병도 "탈당 거부시 제명 쪽으로 의견 나올 가능성 높아"

'부동산 의혹'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을 권유한 더불어민주당의 '초강수'에 민주당이 시끄럽다. 해당 의원들은 대체로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절반은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초강수 조처가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왼쪽)·우상호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민주당이 공개한 권익위 통보 의원 명단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소지(김한정, 서영석, 임종성) △농지법 위반 의혹(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총 12명이다. 민주당은 추후에 의혹이 해소된 의원들은 즉각 복당시킬 계획이다.

일단 12명 의원 중 6명은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억울해하면서도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문진석 의원을 비롯해 윤재갑, 김수흥, 임종성, 김주영, 서영석 의원은 당 지도부의 발표 직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 지도부의 권유를 수용하겠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고 떳떳하게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6명 의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이 가장 먼저 공개 반박에 나섰다.

우 의원은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2013년, 작고한 모친의 묘자리를 위해 절차에 따라 농지를 매입했고, 사과와 대추나무 등을 심어 실제 경작도 했다"며 "농지법 위반도, 또 부동산 투기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 법률위원장이기도 한 김회재 의원은 9일 오전 송영길 대표를 직접 찾아가 항의의 뜻을 전한 뒤 기자들을 만나 "잘못된 조사 결과를 전제로 내린 조치이기 때문에 탈당 권유 철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하지 말라고 해서 일부러 참여해 해명 자료를 전달하고 합당한 조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김한정 의원도 이날 "당 지도부는 이번에 큰 실수를 했다"며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을 따르는 일은 오히려 당을 망치는 길"이라고 불복 의사를 재확인했다. 오영훈 의원도 권익위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당의 탈당 권유에도 유보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과 윤미향 의원의 경우 탈당이 아닌 출당 조처가 내려지게 됐지만, 이들 역시 부당하다는 입장을 낸 상황이다.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당 지도부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내로남불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마음이 아픈 일이 많지만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명 절차 없이 진행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보는 점 충분히 이해는 간다"면서도 "당분간 의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당 지도부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입장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결과 투기의혹이 제기된 의원들. 윗줄 왼쪽부터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의원, 가운뎃줄 왼쪽부터 김한정·서영석·임종성·양이원영 의원, 아랫줄 왼쪽부터 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의원. [각 의원 제공]

하지만 실질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할 의원들은 절반 이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출당 권유인 만큼 대상 의원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비례대표 의원들에게는 탈당 대신 제명 조치를 통해 의원 신분을 보장해주면서 결과적으로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당 일각에선 탈당 거부시 제명 조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자진 탈당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릴 것"이라며 "이미 당 지도부의 자진 탈당 권유 입장이 공개된 상태에서 아마 제명 쪽으로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제명은 민주당에서 수위가 가장 높은 징계처분으로, 제명 대상자는 당적을 박탈당하고 강제 출당된다. 제명의 경우 재입당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자진 탈당할 경우에는 심사를 거쳐 복당하는데 절차상 문제는 없다.

불복 의원들의 반발이 장기화할 경우 당 내홍이 심각해지고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송 대표와 지도부는 최대한 빨리 사태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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