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되면 윤석열 안온다?…나경원 막판공세 먹힐까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6-08 14:46:02
尹지지율 높은 영남표심 공략 의도…효과는 '글쎄'
막바지에 접어든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나경원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논란을 쟁점화하며 뒤집기에 나섰다. 나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 입당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당대표로 부적격하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나 후보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경솔함이 윤 전 총장 입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며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차례로 만남을 가지며 입당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밝혔던 윤 총장의 선의의 제스처를 '본인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해 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전날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를 통해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 이날 예정된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과의 모임 참석을 취소한 것이 이 후보가 초래한 '부정적인 결과'라고 규정했다.
전날에도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뇌피셜·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응수한 이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의 이 같은 공세는 이 후보가 '야권 통합의 걸림돌'임을 각인시키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여론을 자극해 당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6·11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는 70%가 반영된다. 당원투표 선거인단 중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를 합친 영남권 비중은 51.3%에 달한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중도층에서, 영남(TK·PK)에서 라이벌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압도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TBS 의뢰로 5, 6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8.5%, 보수층에서 48.5%, 중도층에서 39.2%, TK에서 37.3%, PK에서 35.7%를 얻었다.
나 후보가 이 후보를 '반윤'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영남의 윤 전 총장 인기를 겨냥한 포석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선 막바지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 통화에서 "나 후보는 친박계 지지를 얻고 있다"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이 후보를 대표하는 중도로의 확장성과 청년층 지지가 윤 전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조건이라면 친박계는 윤 전 총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반감을 가진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입당했을 때 대선 본선행을 가장 어렵게 할 수 있는 세력은 현실적으로 친박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되면 윤석열 안 온다'는 주장은 나 후보가 이 후보에게 씌우는 전략적 프레임에 불과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 후보가 범야권 대선 주자들을 끌어안으려는 통합 행보를 가속화하는 점도 나 후보 공세를 차단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그는 TV토론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찬성한 데 이어 전날엔 "윤 전 총장 없이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현 정부가 겪고 있는 부도덕과 관련 반부패 영역에서 누구보다 적합한 후보다. 반부패라는 전장이 펼쳐졌을 때 윤 전 총장이 우리 당과 함께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까칠하게 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도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같은 상계동 주민으로서 허심탄회하게 합당문제를 논의하겠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안 대표 자택과 저희 집 사이에 있는 동네 명소 마들카페에서 차 한잔 모시겠다"고 적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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