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석하실래요?"…'헌팅의 성지' 된 한강공원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1-06-07 14:57:24

오후 10시 이후 청춘남녀 삼삼오오 합석
'5인 미만', '마스크' 등 방역수칙은 실종

"합석하실래요?", "인원 딱 맞는데 같이 한잔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맘껏 스트레스 풀 곳을 잃은 20대 청춘들이 한강시민공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밤이 되면 이곳은 '헌팅'을 벌이는 청춘남녀들로 북적인다. 

토요일인 지난 5일 저녁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5인 미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들이 적잖았다. 연인끼리의 데이트, 가족과의 소풍, 친구들끼리의 만남 등 모임은 제각각이었다.

▲ 지난 5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모여있는 시민들. [김해욱 인턴기자]

오후 10시가 지나자 가족단위 시민들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20대 청춘남녀들이 채웠다. 인근 음식점과 술집에서 1차를 마친 이들이 10시 영업 마감을 피해 한강으로 몰려든 것이다.

청춘들이 몰린 한강공원에서는 '돗자리 헌팅'이 한창이었다. 돗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20대 남성 넷이 다른 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고 있던 여성 셋에게 "괜찮으시다면 합석하자"라며 접근했다.

이들은 이내 돗자리를 가져와 각 돗자리에 4명, 3명씩 나눠 앉았다. 형식적으로나마 5인 미만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으려는 나름의 방식이었다.

▲ 심야까지 영업이 한창인 여의도 한강공원의 포장마차. [김해욱 인턴기자]

"주문하신 치킨 나왔습니다!", "타코야끼 준비됐습니다!"

공원 한쪽에서는 헌팅족들을 겨냥해 안주를 파는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편의점 안주, 배달음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역부족인지 이곳에서 안주를 사서 돗자리로 향하는 이들도 많았다.

4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인 곳도 많았고, 대부분은 먹을 것을 앞에 놓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거리두기와 집합금지가 실종된 현장이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A 씨는 "7시쯤 장사를 시작하는데 10시가 넘으면 주문량이 많아지기 시작한다"라며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는 영향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취식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보였지만 그 누구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단속원들의 모습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심야의 한강공원은 '방역수칙 프리존'이 되어 있었다.

한강공원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B 씨는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방역한다는 이유로 영업제한을 건 기간이 몇 개월을 훌쩍 넘겼는데 한강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속이 부글부글거린다"며 "방역 단속원들은 뭘 하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22시까지는 단속반이 활동하지만 그 이후 시간대에는 배치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며 "7월부터는 이후 시간대에도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