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피셜" vs "모욕적"…野 전대 갈수록 '진흙탕'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6-07 12:04:56
후보 자질·정책 검증보다 비방, 네거티브전 가열
돌풍 이준석 선두 '굳건'…TK서도 48.7%로 우위
나경원, '尹 평가절하' 김종인에 "전대 개입말라"
신진 돌풍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당대표 후보 자질 검증과 정책 대결보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상호 비방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아서다.
6·11 전당대회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시작된 7일 '빅2'인 이준석, 나경원 후보는 당원명부 유출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준석-나경원 '윤석열 충돌'…"뇌피셜에 할 말 없다" vs "굉장히 모욕적"
"이런 걸 가지고 선거를 치른다는 게 부끄럽다. 제가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이 후보는 7일 나 후보를 향해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진의 경륜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다. 그는 "나 후보의 뇌피셜과 망상에 대해 응답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전날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승민계'로 지목된 이 후보와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두 사람이) 사실상 윤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망상 운운하는데,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나 후보는 즉각 반격했다. 그는 "정치를 오래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 그게 젊은 정치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러한 우려(윤석열 배제설)들이 있으니 답해라, 시원하게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사실관계를 밝혀야할 당사자가 되레 큰소리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이 특정 후보 입장에 화답해 조기 입당 결정을 내린 것처럼 곡해하고 또 그것을 본인 선거운동에 가져다 쓰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또SNS 글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더이상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소중한 우리 대선 주자들을 평가절하하지 말라"며 "당원과 지지층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다. 정권 교체 열망을 무겁게 받아들여달라"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사람(나 후보)이 대표 경선에서 밀리니까 별의별 소리를 다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윤 전 총장과의 만남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며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갔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가 제기한 '당원명부 유출 의혹'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전날 "특정 캠프에서 유출된 당원 명부를 이용해 보수단체의 한 개인이 30만명이 넘는 당원에게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당윤리위에 회부할 것이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정 캠프는 나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두고 이 후보와 공방을 벌였던 점을 거론하며 "내가 말한 합리적 문제제기와 우려에는 난데없는 음모론이란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했다"고 맞불을 놨다. 이어 "그러더니 갑자기 아무 근거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며 "지금 음모론을 펴고 있는 후보는 이준석 후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 이게 무슨 새롭고 젊은 정치인가"라며 "변화와 쇄신에 완전히 역행하는, 구태의연하고 낡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나 후보만 발끈하니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윤재옥 선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선관위 회의를 마치고 "사무처와 선관위 차원에서 (비방) 문자를 보낸 분에게 전화를 하는데 계속 받지 않고 있다"며 "오늘도 계속 문자를 보낸 번호를 상대로 선관위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대 투표 돌입…TK(대구·경북)도 48.7%가 "이준석"
가열되는 네거티브전에도 '이준석 돌풍'은 전대 후반까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PNR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실시) 결과 이 후보는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41.3%로 1위를 차지했다. 나 후보는 20.6%였다. 주호영 후보는 9.7%, 홍문표 후보 3.3%, 조경태 후보 3.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당심을 엿볼 수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빅2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주 이 후보 47%, 나 후보 29.2%였는데 이번에는 각각 49.9%, 28.3%였다. 이 후보는 전 지역과 연령대, 남녀 모두에서 선두를 지켰다. 보수 텃밭이자 영남권 표심의 '심장'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48.7%를 얻어 독주 중이다. 이번 전대 전체 선거인단에서 TK가 차지하는 비율은 28.0%(9만2118명)이다.
나 후보는 이날 출연한 방송에서 판세에 대해 "여론조사는 분위기라면 당원 투표는 합리적 판단에 의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또 "흩어졌던 표심들이 내게 빠르게 결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같은 방송에서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사면 관련 입장을 밝힌 후로 TK에서 더 많은 지지세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대구 합동연설회 때 "탄핵은 정당했다, 사면은 반대한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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