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규제'에 고금리대출 줄이고 중금리대출 나선 저축은행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5-31 15:56:50
"고금리 비중 높은 곳, 중금리대출 외에는 취급 힘들어져"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도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도입,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1.1% 이내로 조절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중금리대출과 정책금융 상품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5.4%로 제한했다.
때문에 연 16% 초과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저축은행들은 반강제적으로 중금리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하소연한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가계신용대출에서 연 16% 초과 고금리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저축은행은 총 10곳이다.
엠에스저축은행과 인성저축은행은 100% 고금리대출만 취급하고 있었다. 이어 대한저축은행(98.9%), 삼호저축은행(98.1%), 청주저축은행(97.9%),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97.15%), 세람저축은행(94.7%)까지 고금리대출 비중 9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연 18~20% 수준의 대출 비중이 높았다. 엠에스저축은행은 신규 가계신용대출 중 해당 금리대의 대출이 전부였다. 삼호저축은행은 95.2%,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93.2%, 청주저축은행은 89.0%, 대한저축은행은 79.2%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기준을 연리 16%로 정했다. 그 외 은행 6.5%, 상호금융 8.5%, 카드 11%, 캐피털 14% 등이다. 업권별로 금리를 3.5%포인트 가량씩 낮추면서 중금리대출 기준이 더욱 빡빡해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대부분 연 16% 이하라 별 문제없지만, 신용대출은 그렇지 않다"며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곳은 하반기에는 고금리대출을 취급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 16% 초과 대출 비중이 50~70% 수준인 12곳의 저축은행도 위험하다"며 "대부분의 저축은행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에 가계대출 전체 증가율 상한(21.1%)과 중금리대출·정책금융 상품 제외 상한(5.4%)의 갭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총량규제에는 가계대출 축소 외에 중금리대출을 사실상 강요하는 목적도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올해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중금리대출로 내몰린 상태라 중금리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고금리대출은 크게 줄일 방침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때문에 고금리대출 대상 차주에게 무작정 금리를 낮춰 빌려줄 수도 없다"며 "결국 많은 차주들이 대출을 거절당해 대부업체 등으로 밀려날 위험이 높다"고 염려했다.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에 집중하게 되면서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액이 1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8조4041억 원으로 전년(5조1517억 원) 대비 63.1% 늘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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