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심받던 '패혈증 사망' 고3, 사인은 사촌형 폭행

권라영

ryk@kpinews.kr | 2021-05-31 11:46:52

사촌형, 비행에 격분해 상해 입혀…1심 징역 1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아버지는 집행유예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패혈증으로 숨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고종사촌 형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 대구지법 포항지원 [뉴시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권순향)는 최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9일 자신의 집에서 사촌 동생 B 군이 "물품 사기를 치고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빌렸는데 이자가 많이 불었으니 돈을 갚아달라"고 하자 화가 나 나무 빗자루로 팔과 다리 등을 여러 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B 군은 패혈증과 배 안 출혈 등으로 같은 달 22일 사망했다.

당시 B 군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며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고, 상해가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된 점에 비춰 결과가 매우 무겁다"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패혈증으로 사망할 것이란 점을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상해치사가 아닌 상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판단했다.

B 군의 아버지 C(46) 씨도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C 씨는 B 군의 상태가 나빠지는데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제대로 치료받게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C 씨에 대해 재판부는 "방임행위가 피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아들의 치료 거부로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변명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 하나뿐인 자녀를 잃게 됐고, 자기 행동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됐다는 후회와 자책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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