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 與 '조국 반성론' 번지나…"반성할 건 해야"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5-31 11:02:54
조응천 "하필 선거 패배 돌아보는 중에 '조국 책' 나와 당혹"
'강경파·잠룡'은 조국 공개 옹호…"조국 흘린 피 잊어선 안돼"
'조국 회고록'과 '이준석 돌풍'이 맞물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죽을 맛'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효과'로 혁신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조국 수호' 프레임에 다시 발목잡히는 형국이다.
조국 전 법무 장관은 회고록에서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은 '조국 찬가'를 부르고 있다. '야당은 미래 지향, 여당은 과거 회귀' 모습으로 극명히 대비될 수 있는 흐름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 사태를 반성하자는 주장이 잇따르는 이유다. 송영길 당 대표 등 지도부는 고민이 깊은 눈치다.
민주당에선 조 전 장관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을 계기로 찬반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제라도 조국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반성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연소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먼저 치고 나왔다. 이 전 대표 등과 차별화를 꾀하는 행보로 비친다.
박 의원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이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돌아봐야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는 촛불시위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란 중의 하나이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새 지도부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답을 드릴 필요는 있다"며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여당 내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아온 조응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며 "송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 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석 돌풍'에 대해선 "만약 이 후보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 한국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 요구 대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강경파를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 등이 조 전 장관 회의록에 응원을 보내는 건 당내 경선을 앞두고 강경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성 친문'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 개혁론자로서, 검찰개혁 실행자로서 그가 겪었을 고초를 생생하게 느껴 보겠다"며 "조국이 흘린 피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먼 훗날 그가 뿌린 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무가 크게 자라있기를 기대한다"며 일독을 권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께서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며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적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이었다"며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도 지켜만 보고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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