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연내 금리인상, 경제상황에 달렸다"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5-27 14:26:23

"금리 정상화,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되지만 지연시 부작용 커"
"연준 통화정책 중요 요소지만, 국내 여건에 맞춰 금리 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시장에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 전개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한은은 이날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0.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례적 수준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했는데, 경기 상황이 호전되면 이례적 상황을 적절하게 조치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정상화는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되겠지만 지연됐을 때의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서두르지 않아야겠지만 실기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기를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지만 거시나 금융안정 상황 변화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질서 있게 조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먼저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연준의 통화정책은 국내 금융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화정책 결정 시 중요 요소이지만, 국내 여건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내 여건에 맞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면 그만큼 우리의 상황에 맞춰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우리가 미뤘다가 연준이 할 때 그때 따라가게 되면 그 사이에 금융불균형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는데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경제 지표가 좋고 성장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경제 상황에 따른 회복은 충분히 감안하지만 향후 경제흐름을 조금 더 봐야 한다. 가장 큰 게 코로나19 전개 상황이다. 백신 접종이 빨리 진행되느냐에 따라 경제회복 속도에 상당히 영향을 줄 것이다. 그걸 지켜볼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하려면 한은이 미리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례적 수준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했는데, 경기상황이 호전되면 이례적 상황을 적절하게 조치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경기가 호전되고 있지만, 거기에 깔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인지 봐야 한다. 경기회복에 지장을 줘서는 곤란하다. 정상화만을 위해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되겠지만 지연됐을 때의 부작용도 크다는 점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오늘 금통위에서도 이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경기회복세를 지속시키면서 금융불균형의 누적은 방지해야 한다. 금리 정상화는 서두르지 않아야겠지만 실기해서도 안된다. 시기를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거시경제나 금융안정 상황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질서 있게 조정해나갈지가 중요한 과제다.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상황의 전개에 달려있다."

—금리 인상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경제상황의 전개가 가장 중요하다. 금융불균형의 누적을 방지하는 노력이 이제는 필요하다. 그다음에 금융시장에서의 과도한 위험추구 성향도 적정 수준에서 제어할 필요가 있다. 금리 정책에서 늘 고려했듯이 경제성장과 물가, 금융불균형 정도를 다 같이 놓고 판단해나갈 것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조정이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국내 금융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화정책 결정 시 중요 요소지만 국내 여건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게 맞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금리를 먼저 조정한 경우가 있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내 여건에 맞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면 그만큼 우리의 상황에 맞춰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미뤘다가 연준이 할 때 그때 따라가게 되면 그 사이에 금융불균형이 확대되는 부작용과 금리조정의 시기를 바깥 여건에 따라 조정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상당히 고려하지만, 1대 1로 매칭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통화정책은 개인이 하는 게 아니고, 금통위가 금융경제 상황에 맞춰서 하는 것이다. 정치 일정과는 무관하다."

—1분기 가계 빚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가계부채 영향은

"가계부채 증가는 코로나19에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채무가 늘어난 측면이 있고 한편에서는 자산 가격 상승과 연계해 위험 추구 행태를 한층 강화함에 따른 것도 있어서 상당히 우려스럽게 본다. 금리가 올라가면 차입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다. 금융불균형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고 이걸 늦지 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 물가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하반기에는 2% 내외에서 움직이고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1%대 중반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최근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것이 유가와 농축산물인데 그런 공급 측 영향이 내년에는 줄어들 것이다. 수요압력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상승률은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암호자산이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암호자산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확대됐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서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레버리지(대출)를 이용한 개인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가계의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가계손실 외에 대출 부실화로 금융기관으로 그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가계대출 동향과 암호자산 거래와 연결된 은행계좌 입출금 규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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