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5-21 16:14:44

시중금리 상승·우대금리 축소 등에 신용대출 금리 하단 0.5%p ↑
변화 없는 예금금리…"요구불예금 늘어 금리인상 필요성 못 느껴"

시중금리 상승과 우대금리 축소 등 탓에 지난해 7월 이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상당폭 뛰었다. 특히 금리 하단이 꽤 높아졌다.

그런데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이다. 저금리 때문에 투자처를 찾는 시중 유동자금이 대거 요구불 예금으로 몰리고 있어 은행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못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 지난해 7월 이후 은행 대출금리는 상당폭 올랐으나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이다. [셔터스톡]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일반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의 연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58%포인트, 상단은 0.11%포인트씩 각각 뛰었다.

4대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같은 기간 연 2.25~3.96%에서 연 2.55~3.90%로 올랐다. 역시 하단의 상승폭(0.3%포인트)이 컸다.

주된 원인으로는 시중금리 상승과 우대금리 축소가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7월말 0.761%에서 올해 4월말 0.835%로 0.074%포인트 상승했다.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2%로 지난해 7월(0.81%) 대비 0.01%포인트 뛰었다. 3월 코픽스(0.84%)는 0.03%포인트 올랐다.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적용되던 우대금리도 크게 축소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우대금리 축소 등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대금리 축소 탓에 특히 대출금리 하단의 상승폭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앞으로도 상승 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압박이 무척 심하다"며 "우대금리의 지속적인 축소는 물론 가산금리 인상도 고려 중이라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만 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금리는 연 0.45~0.90%로 지난해 7월(연 0.45~0.90%)과 사실상 같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별로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 지표금리를 따르는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그런데 최근 요구불예금으로 시중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은행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54조8458억 원으로 지난달말의 626조4790억 원보다 28조3669억 원 급증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증가액이었던 올해 2월의 29조277억 원을 단 2주만에 근접, 역대 최고치 경신이 유력시된다.

4대 시중은행과 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올해 2월말 605조828억 원, 3월말 617조4389억 원 등 매달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예금으로 금리가 낮은 게 특성이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날수록 은행은 예대율 관리가 쉬워지며, 이익도 증가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요구불예금이 증가 추세이니 굳이 정기예금의 금리를 높일 필요가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대출금리만 오르고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이니 예대금리차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91%포인트로 전달의 1.85%포인트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3월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9년 9월(1.93%) 이후 3년 6개월만의 최대치다.

예대금리차 확대는 은행에게 희소식이다. 이미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대폭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도 역대 최고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는 우울한 일이다. 과거보다 더 비싼 금리를 내고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은행에 저금해도 얻는 이자는 극히 적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예금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보니 주식, 가상화폐 등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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