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턱걸이한 삼성전자 어디로…'칠만전자'? VS 조정 후 반등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5-14 16:24:27
시스템 반도체 171조·평택 P3 라인 증설 등 적극 투자로 반등 노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처음으로 7만 원대로 내려섰다가 8만 원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자립' 흐름과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에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약세를 보이며 '칠만전자'로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시적으로 조정을 거친 후 재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에 총 171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투자 의지가 적극적인 데다 올해 실적 전망이 좋아 주가가 곧 제자리를 찾을 거라는 기대다.
반도체 매출 감소·세트 제품 생산 부진 등 우려
삼성전자는 14일 8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3거래일 연속 하락세 끝에 7만8500원으로 마감해 올해 처음 8만 원선이 무너졌다.
지난 1월 11일 9만1000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는 2거래일 만에 9만 원선을 내준 후 쭉 8만 원대를 유지했었다. 14일 종가는 최고가 대비 12%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떠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은 9조8800억 원, 기관은 12조5760억 원 순매도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약세의 이유로는 △세계적인 반도체 자립 경쟁 △반도체 쇼티지 사태 △세트 부문 실적 악화 우려 등이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국 반도체 회사와 함께 미국반도체연합(SAC)을 결성,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유럽에서도 반도체 자립을 추구하고 있으며, 인텔이 파운드리(위탁 생산) 투자 확대를 선언하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여전히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로 2위인 삼성전자(17%)보다 3배 이상 컸다.
또 반도체 쇼티지 현상은 당장의 가격 상승을 유도해 단기적인 실적에는 우호적이지만,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구조적인 수요 감축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4월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동월 대비 34% 줄고, 애플 '아이폰 미니'도 예상보다 판매량이 늘지 않으면서 부품 주문량을 축소했다"며 "오더컷(주문 감소)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쇼티지 이슈가 실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매출까지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외국인이 관련주를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만 TSMC 주가도 지난 12일 1.93% 하락했다.
스마트폰, TV 등 완성품도 만드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세트 부문 실적 악화까지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으로 세트 제품과 디스플레이 생산 차질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백신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완화 흐름도 삼성전자 측에는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언택트에서 컨택트로 옮겨가면서 반도체 수요 자체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완화되는 내년에도 반도체기업의 이익 증가 기조가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오고 있다"며 "내년에 방향성이 바뀌는 순간 반도체 관련주 가격은 속절없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뛰면서 '유동성 장세'가 끝날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업황 부진 관련 의구심에 금리인상까지 겹칠 경우 다시 7만 원대로, 나아가 6만 원대까지 내려앉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로 정면 돌파 노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위험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대규모 투자로 정면 돌파한다는 자세다.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지난 13일 "정부의 'K-반도체 벨트'를 구축에 맞춰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 171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캠퍼스 P3 라인을 내년 하반기까지 완공,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평택 P3 라인의 투자금액은 5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차와도 손을 잡았다. 양 사는 어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적인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중장기적 차원에서 현대차 등과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나감으로써 자연스럽게 실적을 향상시킨다는 자세다. IT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반도체 자립을 꾀하더라도 결국 품질·수율·가격 등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으면, 삼성전자로 주문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확대는 세트 업체들의 중장기적 생산 계획 가시성을 높일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의 투자 의지를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도 투자 의지 덕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향후 실적 전망이 밝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2~3분기에 삼성전자의 이익은 우상향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에서 저가 매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권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사이클 산업"이라며 "아직 사이클 상승의 초입 국면에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이 기대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8000억 원, 4분기는 14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7조5000억 원에 달해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스마트폰 등 전방위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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