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영향 단기적…대형주·실적주 주목해야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5-03 16:11:10
공매도 잔액·대차잔고 많은 종목 및 바이오 등 성장주 주의해야
공매도가 3일 14개월만에 재개됐다.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에 편입된 종목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허용됐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투자전략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공매도 잔액이나 대차잔고 많은 종목 및 바이오기업 등 성장주를 피하되 대형주와 실적주 위주 투자를 권하고 있다. 공매도 재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 해소와 외국인투자자 유입 등이 기대되는데, 특히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단기적 하방 위험…두산퓨얼셀·헬릭스미스 등 10% 이상 하락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어느 시점에 시장에 뛰어들지가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시가총액 대미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군이 위험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코스피시장에서는 롯데관광개발(6.69%) 호텔신라(3.17%) 셀트리온(2.83%) 두산인프라코어(2.6%) 인스코비(2.17%) 등의, 코스닥시장에서는 신라젠(9.06%) 케이엠더블유(4.88%) 에이치엘비(4.63%) 에이팸(2.4%) 상상인(2.14%) 등의 공매도 잔액비율이 높다.
최근 대차잔고가 급증한 기업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차잔고는 투자자들(주로 기관·외국인)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보통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여겨진다.
CJ CGV는 3월말 대비 대차잔고가 81% 늘었다. 그 외 코스피에서 대차잔고가 크게 확대된 종목으로는 보령제약(54.7%), 롯데정밀화학(50.4%), SKC(48.8%) 등이 있다. 코스닥에서는 엔케이맥스(69.3%) 에이치엘비생명과학(63.9%) 에이치엘비(59.9%) 다원시스(54.8%) 등의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액 또는 대차잔고 비중이 높아진 종목 중에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을 안고 있는 종목들의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우려가 큰 종목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안타증권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CJ CGV △제이콘텐트리 △GKL △대우조선해양 △HMM △금호석유 △오스템임플란트 △실리콘웍스 등을 하방 우려 종목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이날 두산퓨얼셀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98%나 급락했다. 헬릭스미스(-10.59%), 한진칼(-8.83%), 씨젠(-8.01%), 케이엠더블유(-8.01%)의 내림폭도 컸다.
그러나 공매도 이슈가 중장기적으로 증시를 좌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 여건 측면에서 외국인이든 기관이든 적극적으로 공매도할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도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한다"며 "공매도 압력이 늘어나더라도 주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시장 왜곡 해소, 외국인 투자금 유입 등의 면에서는 공매도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매도 금지 후 기관·외국인은 현물 공매도가 아닌 선물 매도로 숏포지션을 구축해왔다. 이로 인해 선물매도가 정상 수준 대비 과도하게 이뤄짐으로써 현·선물 가격차가 왜곡됐으며, 이는 프로그램 차익매매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나예·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이런 왜곡 요소가 해소되면서 외국인 투자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두 차례의 공매도 재개 후 처음 1개월은 증시가 약세를 보였으나, 3개월 및 6개월 기준으로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오래 갈 이슈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성장주 대신 대형주·실적주 주목할 때
앞으로의 투자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매도 잔액·대차잔고 많은 종목과 성장주를 주의하면서 대형주·실적주 투자를 권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매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당장의 성과가 나오기 힘든 바이오 상장사"라면서 "최근 갑자기 급등한 바이오기업은 조심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선물이 존재하지 않고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이 적은 종목은 현물 숏이 그대로 주가로 연결돼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위주 장세는 공매도 재개 이후 점차 둔화할 것"이라며 대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은 오히려 공매도 재개가 상승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실적주 투자를 권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흐름이 언택트에서 컨택트로 전환되고 있다"며 "컨택트 종목 가운데 영업활동 재개로 인한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종목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 활성화를 위해 개인대주제도를 만들고, 2조4000억 원어치의 대주 물량을 확보했지만, 함부로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종목별로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전문투자자가 아니라면 공매도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공매도는 전문투자자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과 외국인은 롱·숏 전략을 같이 들어가 리스크를 줄이는 형태로 공매도를 하지만, 차입 등에서 불리한 개인은 이런 전략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주가가 일정부분 올라 정해진 담보비율을 하회할 때는 반대매매로 인해 기존 원금이 중간에 모두 회수당할 수도 있다. 반대매매는 돈을 빌려준 증권사 등이 강제로 투자자의 보유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개인은 담보비율이 140%로 기관·외국인(105%)에 비해 타이트해서 주가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즉시 반대매매가 행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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