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구르르? 얄밉네…사람 문 호랑이의 '천하태평' 철창살이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4-28 17:31:49

한 호랑이의 '놀고먹는 격리생활' 영상이 공개돼 중국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람을 물고 공포에 떨게 한 벌로 '철창 신세'를 지는 호랑이가 너무 태평하게 뒹굴고 있어 괘씸하기까지 하다는 반응이다.

▲ 고양이과동물연구센터로 옮겨진 완다산 1호 [중국 중앙방송 캡처]

지난 23일 오전 6시경, 헤이룽장(黑龙江)성 한 마을 파출소에 야생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즉시 경찰과 전문가가 나서 수색에 나섰지만, 그 사이 호랑이는 밭에서 땔감을 줍던 주민을 공격하기도 했다.마을 이곳저곳을 배회하던 호랑이는 이날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마취총을 맞고 포획됐다.

이 호랑이는 발견된 인근 산을 따라 '완다산 1호'로 이름이 붙었다. 완다산 1호는 2~3세 사이로 추정되는 미성년 수컷으로 시베리아 호랑이의 아종인 둥베이(东北) 호랑이로 밝혀졌다. 국제적 멸종위기 1급 동물에 속하는 둥베이호랑이는 중국에서도 '국가 1급 보호동물'이다.

중국국가임업초원관리국의 조치에 따라 고양이과동물연구센터로 옮겨진 완다산 1호는 지난 24일부터 45일간 격리 관찰을 받는다. 연구센터는 격리기간 중 호랑이가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AI, 광견병, 콜레라, 고양이범백혈구감소증(Feline Panleukopenia)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24시간 전담팀'이 붙어 하루 식사와 배변, 으르렁거림 등을 관측하며 건강 상태를 진단한다.

운송용 우리에서 '자발적으로' 보호센터로 들어간 호랑이는 격리 첫날엔 소량의 물밖에 마시지 못했다. 하지만 이틀 째 되는 날 저녁에는 먹이 3kg와 물 2.5리터를 마시고 편안하게 잠들었다. 셋째 날 아침에는 배변을 하는 등 격리생활에 '완벽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센터 전문가 역시 "완다산 1호가 현재 안정을 찾은 상태"라고 말했다.

▲ 격리 중인 완다산 1호 [중국 중앙방송 캡처]

뒹굴거리며 발장난을 치고 우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호랑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저 호랑이 참 똑똑하네. 어린 놈이 벌써 야생에서 사는 게 쉽지 않은 걸 알고 입양처를 찾은거야. 사람을 공격했지만 먹지는 않았고. 아주 완벽한 결말"이라는 댓글이 가장 높은 추천을 받았다. 그 밖에 "국가기관에 격리되니 아주 공무원이 다 됐네","한번에 물 2.5L, 고기 3kg를 먹다니...가정집에서는 키우질 못하겠다" 등의 댓글도 호응이 높았다.

야생 호랑이를 굳이 격리조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이에 베이징임업대학 동물학 전공 바오웨이둥(鲍伟东) 부교수는 중국 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야외에서 구조된, 이런 류의 호랑이는 사람에게 노출되는 환경이든 폐쇄적인 격리 환경이든 모두 적합하지 않다. 그렇지만 격리된 환경에서 더이상 사람을 못 보게 하거나 냄새를 맡지 못하게 하는 등의 조치가 호랑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바로 야생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보다는 격리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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