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일본 상대 2차 소송 각하…'국가면제' 적용

권라영

ryk@kpinews.kr | 2021-04-21 15:29:28

3개월만에 뒤집힌 판결…법원 "일본과 교섭으로 피해자 문제 해결해야"
이용수 할머니 "너무 황당해…국제사법재판소 가자는 말 밖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두 번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지난 1월 첫 번째 소송과 달리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국가면제(주권면제)는 한 주권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을 말한다.

▲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21일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청구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제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손해배상 청구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 국가면제를 인정하는 것이 헌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회복 등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 교섭을 포함해 대 내·외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토 내에서 국가기관에 의해서 이뤄진 행위, 강행법규 위반에 대한 심각한 행위에 대해 국가면제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관행에 이를 정도로 뒷받침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대다수 경우 국가면제가 인정된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또한 "한일합의가 현재도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고, 화해치유재단을 통해 이뤄진 상황에서 합의 상대인 일본에 관해 국내법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서 내려진 판결과 전혀 다른 결과다. 지난 1월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측은 당시에도 국가면제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재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가면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법원에 직접 나왔으나, 패소 가능성이 짙어지자 판결이 내려지기 전 자리를 떠났다. 이 할머니는 법정을 나서며 "너무 황당하다"면서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자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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