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송금도 막는다"…은행, '비트코인 환치기' 차단 총력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4-20 16:36:48

해외송금 모니터링해 의심거래 거절…온라인 송금 한도도 축소
은행에 떠넘기고 손 놓은 금융당국…가이드라인 발표 계획 없어

최근 '비트코인 환치기' 목적의 해외송금이 급증한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행들이 건당 5000달러 이상 송금을 전부 모니터링하는 등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해외송금 한도를 축소한 은행도 있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 외 통로로 비트코인 환치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관련 환치기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비트코인 환치기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행권이 소액 해외송금까지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UPI뉴스 자료사진]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지점에 "가상화폐를 통한 불법 외환거래 발생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렸다.

이에 따라 건당 5000달러 이하의 소액 송금도 전부 모니터링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수취인으로 하는 경우는 거절한다.

또 자금 출처나 용도가 불명확한 경우, 분산 송금 등 비트코인 환치기 의혹이 있는 경우는 증빙서류를 요구한다. 증빙서류를 제공하지 않으면 역시 송금 거절한다.

우리은행은 아울러 지난 19일부터 비대면으로 중국에 송금할 수 있는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에 1만 달러의 월 한도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연간 5만 달러 한도 내에서는 매일 5000달러씩 송금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월 1만 달러를 넘길 수 없는 것이다.

하나은행도 최근 비대면 해외 송금이 가능한 '하나EZ'의 월 한도를 1만 달러로 책정했다. 동시에 소액 송금이더라도 의심이 갈 때는 자금 출처, 자금 용도 등을 철저히 검증한다. 비트코인 환치기로 판단되는 거래는 거절한다.

KB국민은행은 온라인 해외송금이 3개월 간 5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창구에서도 의심거래는 철저히 검증한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의심이 가는 거래는 자금 출처, 자금 용도 등을 확인해 조처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6일 시중은행 외환 담당 부서장급과 비대면 회의를 갖고 "현행 자금세탁방지 관련 제도 내에서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달라"고 당부한 뒤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환치기 목적의 해외송금 차단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당 5000달러까지는 증빙서류 없이 해외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비트코인 환치기가 유행한다는 염려가 커 소액 송금까지 전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거래가 없던 고객이 갑자기 여러 차례 해외송금을 시도하는 경우, 수취인이 가상화폐 거래소인 경우, 자금 출처나 용도가 불명확한 경우 등을 우선적으로 걸러내 증빙서류를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은 중국으로의 송금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환치기를 하는 사람 중 중국인의 비중이 매우 높다"며 "세계 비트코인의 75%가 중국에서 채굴되기에 비트코인이 풍부하고, 당국의 감시가 느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의 노력만으로는 비트코인 환치기를 막는데 역부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외 통로도 걱정된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환치기 세력은 은행보다 소액 송금업체를 이용하는 케이스가 더 많다"며 "금융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 등 현행 법제도 하에서도 은행이 비트코인 환치기를 막을 수단은 충분하다"며 "따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규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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