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100% 배상 권고' 수용 고심하는 NH투자증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4-19 16:06:52
이사회 설득이 관건…답변 기한 연장 요청할 수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NH투자증권 측에 100% 배상을 권고한 가운데 수용 여부를 놓고 NH투자증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100% 배상한 뒤 하나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안이 우세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혼자 모든 배상 책임을 지는 안으로 NH투자증권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일단 금감원 측에 답변 기한 연장을 요청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9일까지 분조위의 100% 배상 권고를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분조위는 지난 6일 '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에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 NH투자증권이 100%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분조위 안에 따라 NH투자증권이 물어줘야 하는 금액은 3078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 측이 결국 수용하리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100% 배상을 강하게 원하는 데다 금감원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을 게 없다"며 "작년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다른 금융사들이 대응한 것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이 자사가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287억 원어치에 대해 100% 배상을 결정한 부분도 NH투자증권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피해자들에게 100% 배상한 뒤 하나은행, 예탁원 등에 구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사이며, 예탁원은 사무대행사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분조위 결정 전부터 "하나은행·예탁원 등과 다자간 배상이 필요하다"며 책임을 나눠져야 함을 주장했다.
이미 금감원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이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중징계를 의결했다. 또 예탁원에게도 사무관리회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중징계를 사전통보했다.
이런 부분들은 후일 NH투자증권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론 하나은행과 예탁원이 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으므로 법적 다툼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를 NH투자증권 이사회에서 승인할 지는 미지수다. 이사회 일부 인원은 왜 NH투자증권이 모든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납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라임 무역금융펀드에서의 신한금융투자와 달리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의 운용 상황을 알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거액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점도 골칫거리다. NH투자증권은 작년에 이미 132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일반투자자에게 100% 배상을 시행하려면 1700억 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액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은 NH투자증권의 이익 전망치에 큰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이사회를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피해자들에게 원금의 최대 70%까지 선지원을 결정할 때도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6번째 이사회 만에 어렵사리 결론을 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이 사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설득의 어려움 탓에 NH투자증권이 금감원 측에 답변 기한 연장을 요청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작년에 라임 판매사들도 답변 기한을 1개월 미뤘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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