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약탈농업에서 생태 순환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UPI뉴스
| 2021-04-01 15:38:31
작물과 토양이 순환하는 자연 농법 절실
실미원농장·풀로만목장 등 가능성 보여
식량 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다. 그러나 식량 자급률 23.5%의 최악의 식량 종속국인 우리나라 그 누구도 식량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더욱 가관인 것은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기는커녕 스마트팜이라는 식량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농업에 정신을 팔고 있다. 창고가 비어 가는데 고급 향수나 찾는 형국이다.
정말 식량 위기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음모이자 불확실한 미래일까. 지금 넘쳐나는 식량과 사료를 생산하는 나라는 안전한가. 선진농업국가 중 식량과 사료 곡물 생산과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당연 미국이고 당연히 미국의 식량, 곡물 농업이 전 세계 식량 시장을 좌우한다.
미국 농업의 경쟁력은 바로 넓은 토지와 비료 농약과 기계로 생산이 가능한 단작화 농업이다. 우리는 이 미국의 단작화 농업의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단작화 농업이란 콩, 옥수수, 밀 등 단일 종목의 농작물을 대량 생산하는 농업을 말한다. 이 단작화는 기계화의 전제 조건이다. 기계화란 바로 잡초를 농약으로 잡고 비료를 화학비료로 살포해야 한다. 그리고 병충해로 농약으로 한 번에 잡아야 한다. 메뚜기, 멸구나방, 도열병, 탄저병, 옥수수 깜부기병 등 창궐하는 병충해와 잡초를 이길 방법은 농약과 기계밖에 없다. 인간의 노동이 사라진 곳에 농약과 기계가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농업은 가장 높은 노동생산성을 바탕으로 가장 싼 농산물을 대량 생산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광활한 토지와 기계를 이용한 대량 생산의 파괴력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의 농업을 초토화시켰다.
그러나 비료와 농약 그리고 기계로만 이루어진 미국 단작농업은 자멸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흙에는 생명이 살아있어야 한다. 미생물과 식물이 공생하며 무기질을 영양의 형태로 변환시켜 살아간다. 그런데 비료 농약은 토양의 모든 생명을 말살시키고 있다.
거기에 더해 잡초의 존재마저 부정하다 보니 제초제가 필수적으로 등장하는데, 일반적 상식보다 살충제나 살균제에 비해 독성이 더욱 강해서 토양 생태를 완전히 초토화시킨다. 제초제가 갈수록 독성이 세지는 이유는 잡초들이 제초제에 저항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제초제의 독성을 강하게 만들다 보니 잡초만이 아니라 이젠 작물이 강화된 독성에 피해를 입게 되는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결국 유전자 조작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은 바로 이 제초제 때문이다. 제초제 저항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식물 이상의 강한 유전자가 필요해져 결국은 극단적인 유전자 변형 삽입 등의 모험을 감수한 것이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안전성 이전에 이미 현대 농업은 제초제로 인해 파멸로 이르고 있다.
이제 생명이 죽은 흙은 시멘트로 경화된 콘크리트 상태와 똑같아진다. 미생물 토양생물(선충, 곤충 애벌레 등)이 살아서 공생하는 자연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말살된 죽음의 콘크리트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약탈 농업은 경운과 관수를 통해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흙에서 나온 것은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미국 농산물의 대부분은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농업이 해외에 곡물을 수출한 만큼, 미국의 토양에서 유기물이 해외로 나가 버린 것이다. 결국 토양의 비료 성분은 해외로 나가버린 곡물만큼 화학비료가 충당할 수밖에 없다. 토양이 재생될 순환의 고리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순환이 단절되고 흙의 생명이 말살된 약탈 농업, 과연 이것이 생명산업인 농업이라 할 수 있는가.
반면 우리나라는 유기물 과잉 국가다. 수입된 농산물이 모두 유기물이고, 그것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수입된 사료로 거대해진 축산은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곡물 사료를 먹어 치웠으니 당연히 그 분변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해양투기 등으로 토양에 환원되지 않는다. 환경은 환경대로 파괴되고, 비료는 탄소산업인 화학비료로 만들어진다. 순환이 막힌 문제는 우리나라 역시 심각하다.
무의도 실미원이라는 생태 농장에서 중요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양돈 축분을 먹여 키운 동애등애라는 곤충의 유충과 분변토는 지상 최고의 비료로 활용이 된다. 버려지는 축분이 최고의 비료 사료로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전환 순환된 것이다.
전남 장흥의 '풀로만 목장'은 풀만 먹여 소를 키운다. 풀로만 목장 소의 축분은 논으로, 그리고 축분으로 키운 목초는 소의 먹이가 되는 아주 간단하고 명확한 순환 농법의 토대를 갖춘 것이다.
이제 정리해 보면, 돼지 농가의 축분은 곤충 애벌레의 먹이가 되고, 이를 먹고 자란 유충과 유충의 배설물인 분변토는 사료와 비료가 된다. 비료와 사료는 사실상 하나다. 분변토가 주면 비료고, 유충이 주면 사료다. 이 산물은 닭과 물고기의 사료나 흙의 최고 비료다.
양계장 사료가 되면 닭이 살찌고 닭의 분변은 비료가 된다. 사료가 양어장에 사용하고 나면 양어장에서 나온 물은 또 옆 농장으로 흘려 보내 최고급 양액 비료로 옥수수를 키운다. 이 옥수수는 다시 식량이 되고 돼지의 사료가 된다. 즉 양돈에서 시작된 것이 축분처리와 사료 비료 생산과 농산물과 양어 그리고 다시 농업 비료로 순환이 되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폐기물이 아니라 모두 그 순환체계에서 고귀한 자원인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농업이고 이것을 외면한 농업은 앞으로 경쟁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한 미래다.
왜 순환 사용되어야 할 폐기물이 역으로 탐욕적인 곡물 교역에 의해 순환 먹이 생태가 단절이 되고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탐욕이 낳은 가장 큰 비극은 바로 먹이가 되어야 할 것이 순환의 단절로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고 지구는 병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순환 시스템의 완결을, 그리고 미국식 약탈 농업의 종말을 예고하는 결합 요소들을 모두 준비하고 이제 완성하는 단계에 와 있다.
결국 선진농업 국가로 자처하는 나라의 약탈 농업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사천년의 농부> 라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이미 서구 약탈 농업은 생명을 다했고 4000년을 이어온 생태 농업의 미래는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스마트팜의 환상을 버리고 생태 농업, 순환 농업에서 새로 시작해야 미래가 보인다.
이인형 푸른아시아 전문위원·얼숲두레 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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