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앞 與강경파의 '거친 입', 4·7 재보선에 약될까 독될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3-19 14:31:20
강성 지지자들은 2차 가해로 되레 파문 키워
LH 사태, 청와대 직원 연루로 전방위로 확산
'바닥만 잘못' 이해찬 발언, 선거 역효과 자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이 19일 끝났다. 엿새 뒤인 25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야권은 필승카드인 후보단일화에 실패해 빨간불이 켜졌다. 여당 형편도 녹록지 않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태에 대한 국민 분노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LH 불똥은 급기야 19일 청와대로까지 튀었다. 대통령경호처가 LH 직원 투기 사태와 관련 전 직원과 가족을 전수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경호처는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또 보선 원인을 제공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파문이 되살아나고 있다. 박원순 파문은 성추행 피해자 A 씨의 17일 기자회견을 계기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여권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성난 민심을 자극해 설상가상이다. 두 가지 대형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정부 견제론을 지지하는 응답(61%)은 정부 지원론(27%)을 크게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안국빌딩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 씨 회견과 관련해 "저희는 사과를 통해 진심을 전달하고 용서받겠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A 씨 회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선관위에 신고한 여권 극렬 지지자들과 선을 그은 것이다. 박 후보 선거캠프는 A 씨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3인방(고민정·진선미·남인순 의원)이 떠나는 등 파문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는 A 씨를 신고하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 친여 방송인인 김어준 씨도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A 씨) 메시지의 핵심은 민주당 찍지 말라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회견에서 "이제 그만 2차 가해와 사실에 대한 부인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지만 여권 지지자는 2차 가해에 열 올리는 분위기다. 친여 성향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진짜 성추행인지, 무고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등 비난 글이 살포되고 있다. A 씨를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여 성향인 신승목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대표는 SNS를 통해 "누가 됐든 박 시장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을 하는 자들은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LH사태 대응 방안으로 제안한 특검 도입 카드는 내부 반발을 부르고 있다. 여야 합의로 특검 도입이 급물살을 타자 당내에선 "특검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극성 친문 지지층들도 민주당 당원게시판에 "없는 죄도 만들어 타깃을 몰살시키는 검찰에게 수사권을 넘겨주며 대선까지 망치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 16일 당원게시판엔 '김태년 직무대행 사퇴 찬반투표'까지 등장했는데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특검보다 국수본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성추행·LH사태는 여권이 총력을 동원해 하루빨리 수습해야할 악재다. 시간이 갈수록 공정의 가치와 젠더 이슈에 민감한 2030세대가 여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투표율은 선거 승패를 좌우할 특급 변수로 꼽힌다. 강경파가 설칠수록 파문의 불길이 번져 2030표를 까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KPI뉴스 / 허범구 정치에디터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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