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대북 협상에 '완전한 비핵화'가 출발점 돼선 안 돼"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3-16 19:08:20
"완전한 비핵화 장기 목표로 삼아야…방식도 중요"
미국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출발점을 '완전한 비핵화'로 잡아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집중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궁극·장기적 목표이며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정치학과 부교수는 이날 CNN에 "(북한의) 비핵화는 애당초 가능성이 없다(Denuclearization is a non-starter)"며 "우리가 이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5야드 패널티'(뒤로 후퇴해야 하는 벌칙)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북한은 결코 이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이라크, 리비아, 이란 등의 사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와 리비아 지도자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 몰락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와 경제 제재 복원, 최고 핵 과학자 피살 사태를 겪었다.
프랭크 옴 미국평화연구소(USIP) 북한 수석 전문가도 CNN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고수하는 것은 괜찮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가 장기 목표가 되어야 하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먼저 비핵화를 하도록 한 '리비아식' 모델이 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CNN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북한이 '미국도 한국 땅에서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온 문구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 그런 종류의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약속했다"고 하자, 북한이 "일방적이고 강도 같은 요구"라고 했다는 점을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가 북·미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미·중 긴장 고조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박 수위가 낮아진다는 것으로 읽힐 것"이라며 "그러면 북한이 중국에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것을 더 많이 살 수 있고 더 많은 석탄을 팔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질 것이고 그것은 북미 협상에 좋지 않은 징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몇 주 내에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직 윤곽을 뚜렷하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성명이나 브리핑, 구두 발언 등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한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공개 성명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CNN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의 행보를 관망하면서 회담에 즉각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 및 한·중·일과의 회담,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 등 때문이다. 그러면서 미국보다는 남측 문재인 정부와 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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