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윤석열, 중도표심 파고들 수 있을까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1-03-08 17:59:04

"별의 순간 잡았다", "진짜 여왕벌"…국민의힘 반색
반개혁 행보, 정치검사 행보·외교 무지 등 걸림돌

'정치인 윤석열'의 확장력은 어디까지일까.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국민의힘엔 화색이 돌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진짜 여왕벌이 나타났다"(장제원 의원) 등의 발언과 동시에 당내에선 "이제야 해볼 만하다"는 말이 적잖이 나온다.

▲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가를 요인은 명확하다. 바로 중도층이다. 대략 전체 유권자의 20~40%가량 차지하는 중도층은 늘 선거의 캐스팅보트다. 

이로 인해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확장력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뛰어넘어 중도 표심까지 파고들어야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1위다. 보수야권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단독 선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윤 전 총장은 32.4%의 지지율로 이재명 경기지사(24.1%)를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4.9%였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7.6%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 원희룡 제주지사는 1.3%에 불과했다. 같은 날 나온 리얼미터 조사(문화일보 의뢰·6~7일·1000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8.3%로 이재명 경기지사(22.4%)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내에서 앞섰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중도층에서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30%를 넘는 지지를 받았다. 윤 전 총장 31.3%, 이 지사 21.8%, 이 대표 12.5% 순이었다. 이로 인해 중도층 공략에 골몰하는 국민의힘·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0%대 중후반만 유지해도 정계 개편 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윤 전 총장은 이례적인 '작심 발언'으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이끌어내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이 "법치 말살"이라는 인터뷰에 이어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헌법과 법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스스로 "정무감각이 꽝"이라고 했지만 그는 이미 검찰총장 자리에서 정치를 시작했다는 평이 적잖다. 사퇴 입장을 밝히기 전날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것부터 정치적 계산이 깔린 행보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고 작심 발언을 한 것이나 TK심장 대구에서 "고향에 온 것 같다"고 '추임새'까지 곁들인 것은 정치적 계산 없이 했다고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KSOI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에서 35.3%라는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이 '헌법정신 수호자'를 자처하며 단박에 대권주자 1위에 올라섰지만 중도표심을 파고드는 데는 걸림돌도 적잖다. 먼저 시대적 여망인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모습을 통해 '반개혁 성향'을 보였을 뿐 아니라 작년 국감 때부터 보인 정치검사 행보에 법조계 안팎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총장에게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총장으로서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는 것만으로 차기 대통령이 되진 않는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검찰총장이 거듭 정치적 행보를 보인 점, 부인과 장모에 대한 수사, 외교·국방·복지에 대한 무지 등을 보면 중도층 지지율은 금세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까지 1년이 남은 만큼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아직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내공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율 등락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가 넘어야 할 산봉우리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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