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내장사 대웅전 전소...방화 혐의 승려에 구속영장 신청

장기현

jkh@kpinews.kr | 2021-03-06 10:28:17

50대 승려 술 취해 방화 뒤 직접 경찰에 신고

전북 정읍의 '천년 고찰' 내장사 대웅전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가 전소된 가운데, 불을 지른 승려가 경찰에 범행 사실을 직접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5일 오후 6시 30분께 전북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북소방 제공]

6일 사건을 조사 중인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방화 피의자인 승려 A(53) 씨가 5일 오후 6시 35분께 경찰에 전화를 걸어 "대웅전에 불을 질렀다"고 신고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불이 시작된 것으로 미뤄 방화하고 잠시 후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방화로 165.84㎡ 크기의 대웅전이 전소됐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1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7시 53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3개월여 전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들어온 뒤 다른 승려들과 마찰을 빚다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고,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 물질을 사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동료 승려들에 불만을 품은 A 씨가 절에 있던 인화 물질을 붓고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내장사 스님들은 천년고찰이 전소된 것에 망연자실해 있다. 특히 승려가 불을 질렀다는 것에 대해 더욱 충격을 받고 있다.

내장사 한 스님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불이 난 내장사 대웅전은 지난 2012년 누전으로 전소된 뒤, 25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5년에 복원됐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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