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 시장 인생 전체가 롤모델이라는 건 아냐"

장기현

jkh@kpinews.kr | 2021-02-15 15:51:30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 해명
"박원순 계승"은 '분위기 반전용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롤모델이자 영원한 동지'라고 표현해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야권에서는 우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우 후보는 15일 CBS와 YTN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자신의 발언 취지에 대해 "박 시장이 잘한 정책은 계승하고, 잘못한 정책이나 부족한 것은 보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분의 인생 전체가 내 롤모델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우 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면서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썼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권에서는 맹폭을 쏟아부었다.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며 정치 선동이다.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고 비판했고,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박원순 계승이 아니고, 박 전 시장의 성 추문에 대한 사과가 먼저고 후보 사퇴가 순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도 "지금 여당이 할 일은 전임 두 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뻔뻔하게 후보를 내려는 짓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범죄 피의자 시장이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 후보는 진의와 다르다면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그는 "피해자가 당했던 많은 상처와 아픔에 대해선 공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세 번씩이나 박원순 시장 선거를 도와준 사람 입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하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왼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사에서 주먹을 부딪치고 있다. [뉴시스]

야권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도 박 전 시장 계승의 뜻을 거듭 피력하면서, 우 후보가 '박원순 끌어안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박영선 후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내 표심 확보가 필수적이다.

경선에서 권리당원 50%·일반선거인단 50%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지지층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우 후보는 박 전 시장에 동정적인 여론의 당내 지지층 표심을 얻으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에 "박영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당내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며 "권리당원과 일반국민의 표심이 분리됐다고 생각하는데, 당내 경선과 본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문제에 갇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철 교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성 비위 사건으로 서울시장 궐위 상태를 초래한 민주당이 무공천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이번 재보궐선거에 뛰어들었는데, 우 후보 스스로 권력형 성범죄 이슈를 재점화한 것은 실패한 선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보궐선거 자체가 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생겼다. 계승보다는 극복하는 방향이 맞다"면서 "우 후보가 박 전 시장의 정신과 정책을 계승하려고 했으면 더욱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한다. 이런 논란은 박 전 시장과 그의 지지층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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