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물럿거라, 나는 혼자서 '차박'한다"
문재원
mjw@kpinews.kr | 2021-01-18 15:58:01
코로나19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일상을 바꿨다. 특히 레저를 즐기는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0년 문화·여가 관련 국민 여가활동 조사 및 국민문화 예술 활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TV 시청이 67.6%로 가장 높았지만 매년 감소하는 추세로 2019년 71.4%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산책 및 걷기는 41%로 2019년 4위(32.1%)에서 2위(41.3%)로 상승했다. 특히 혼자서 하는 여가 활동은 2019년 54.3%에서 60%로 상승했다. 비대면 시대에 '나홀로 즐기기'가 대세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함께하는 비율은 2019년 45.7%에서 40%로 감소했다.
'나홀로 즐기기'의 대표적인 예가 홈 캠핑과 솔로 캠핑이다. 홈 캠핑은 거실, 베란다, 마당 등에 텐트를 설치하고 캠핑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솔로 캠핑은 말 그대로 혼자 하는 캠핑.
여자 솔로 캠핑 유튜버로 활동 중인 차파민(유튜버 닉네임) 씨를 만났다.
제법 추워진 날씨 탓일까. 보온 옷을 겹겹이 껴입고 국밥을 마주한 그녀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비장하다.
탁 트인 언덕. 차를 멈춰 세운 차 씨는 트렁크에서 짐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
"혼자 다닐 때는 짐을 최대한 간단히 싸야 해요."
점점 모양을 갖추는 셸터. 본인의 키보다 곱절 큰 셸터를 망설임 없이 설치해 나갔다.
"사실 별거 없어요. 혼자 다니면 다 짐이라, 짐을 최대한 줄여서 편하게 다니는 게 중요하거든요. 이렇게 매트를 깔아서 평평하게 한 뒤 침낭을 놓으면 안락하게 잘 수 있어요."
"아 너무 좋아요. 짜인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큰 돌파구 같아요."
정리를 마친 그녀는 끝없이 펼쳐진 산등선을 보며 숨을 들이켰다. 마스크에 갇혀 답답한 요즘, 보기만 해도 시원한 자연이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라면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갔을 텐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게 바뀌었어요. 그러던 중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여행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솔로 캠핑에 도전하게 됐어요. 또 전 직장이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라 캠핑 자체는 익숙했던 점도 컸고요. 이렇게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자연 속에서 조용하게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거 같아요."
"제 본업은 실내건축설계사예요. 유튜브는 처음에 제가 솔로 캠핑을 도전하면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보시는 분도 한 분이셨는데…. 어느 새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낯설기도 했지만 많은 분이 좋은 말씀과 응원을 해주셔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배우는 걸 좋아해서 영상 편집도 혼자 배웠어요."
"퇴근하고 집에서 영상 편집할 때 힘들기도 하지만, 이제는 기록보단 소통의 공간이 됐어요. 언택트 소통이 남 일이 아니었어요."
해가 지자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강원도. 추운 날씨 속 그녀의 발걸음은 경쾌했다.
"혼자 먹더라도 예쁘게 해 먹으려고 노력해요. 음식은 보통 밀키트로 최대한 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요. 오늘은 차돌박이 라볶이와 감파스, 스테이크를 준비했어요. 같이 다 드셔야 해요 하하"
"혼자 다니면 번거롭지 않냐는 질문도 많이 하시는데, 오히려 일상의 답답함에서 탈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더 편한 거 같아요. 남성분들은 원래 솔캠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었던 걸로 아는데, 여성분들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여성분들이 늘고 있어요. 제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어 도전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 기분 좋지만, 항상 안전에 유의하시라고 말씀드려요. 솔로 캠핑은 말 그대로 혼자이니 시작하실 때는 안전한 캠핑장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물론 사람이 드문 곳으로 가셔야죠. 코로나 조심해서요.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그럼 앞으로 솔로 캠핑 문화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른 코로나가 극복됐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마스크 벗고 편하게 여행하고 캠핑도 다녔던 예전처럼요. 그날이 오면 저는 해외에서 꼭 캠핑해보고 싶어요. 탁 트인 전망 좋은 곳에서요."
KPI뉴스 / 문재원 기자 m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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