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싹쓸이…'안철수 현상' 재현인가 거품인가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1-01-07 16:54:49

전문가 "여야 인물 부재로 인한 일시적 현상"
"출마 타이밍 절묘…지지율 유지는 미지수"

'안풍'(안철수 바람)이 재상륙한 것인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안 대표는 여야 후보군 전체에서도, 여권 유력 주자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모두 1위다.

차기 대선 지지율에선 3%대로 열세를 보였던 그가 서울시장으로 진로를 선회하며 단시간에 폭발한 지지율을 두고 일각에선 '제2의 안철수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 '뉴페이스의 신선함' 등으로 가능했던 2011년 안철수 현상과 달리 이번엔 여야 인물 부재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 대표는 연말연초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싹쓸이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아시아경제 조사(2~3일, 1006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양자대결 결과, 안 대표는 47.4%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37.0%)을 10%p가량 앞섰다. 또 범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28.5%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12.9%)을 앞섰다.

아울러 SBS·입소스 조사(12월 31일~1월 1일, 801명, 95% 신뢰수준에 ±3.5%p)에서도 안 대표는 24.1%로 15.3%를 기록한 박 장관을 8.8%p 격차로 따돌렸다. 안 대표는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조사(12월 27일~29일, 800명, 95% 신뢰수준에 ±3.5%p)에서도 20.4%로 박 장관(11.5%)을 제쳤다.

이 밖에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및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도 모두 1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이 같은 지지율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안 대표는 50%를 넘나드는 지지율로 다른 후보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시장 출마 검토' 의사를 밝힌 지 5일 만에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났고, 이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안 대표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그때 만큼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철수만이 필승 카드"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중진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야권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카드는 안 대표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입당 혹은 합당하는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는 "(안 대표가) 만나준다면 댁으로 뛰어가서라도 만나겠다"라며 적극적 자세를 취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 등 외부인사들의 경선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본경선 100% 여론조사' 방안도 사실상 확정했다.

안 대표가 보궐선거 주도권을 잡으며 판을 흔드는 모양새지만, 안 대표의 높은 지지율에는 다소 의문이 따라붙는다. '새정치'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정치권 입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그다.

정치권 입문 이후 거듭된 탈당과 창당으로 '철수 정치'라는 오명을 얻었고,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제가 MB아바타입니까?", "제가 안철수입니까? 갑철수입니까?"라는 질문을 해 '셀프 공격'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지지율은 토론 한번 하면 사라질 신기루"(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2의 안철수 현상은 안 대표가 바뀌어서 나온 게 아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거론되고, 서울시장 후보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안 대표가 무주공산에 깃발을 먼저 꽂으며 생긴 반응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1말 2초' 야권 단일화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거품처럼 꺼질지 유지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가 타이밍 좋게 출마선언을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안 대표가 이를 유지·관리할 정치적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흔히 인물 뒤에 '현상'을 붙일 땐 뉴페이스이고 정치 전반을 바꿀 만한 인물일 때 그렇다"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서 현상을 만들진 않는다. 여야 주자 부재로 생긴 안 대표 지지율은 여권 유력 주자가 나오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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