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블루 웨이브'…불복 트럼프의 '두번째 패배'
김당
dangk@kpinews.kr | 2021-01-07 00:01:37
상원, '50대48'에서 '50대50'…민주당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
법인세 인상∙대규모 재정지출 등 '트럼프 뒤집기' 정책 가능
아태∙한인 유권자, 대선 이어 상원선거에서도 영향력 과시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2석)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현역의원들을 꺾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당선인은 백악관에 이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를 달성했다.
특히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과 존 오소프(Jon Ossoff) 후보는 각각 공화당의 텃밭인 조지아주 현역의원인 켈리 뢰플러(Kelly Loeffler)와 데이비드 퍼듀(David Perdue) 후보를 꺾고 승리함으로써 최근까지도 조지아주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거사기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번째 패배'를 안겼다.
CNN방송,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 미 주요 언론은 6일(현지시간) 전날 치른 결선투표 개표에서 먼저 먼저 워녹 후보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데 이어, 오소프 후보에 대해서도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국의 정치∙선거 예측 사이트 FiveThirtyEight.com은 3일(현지시간)까지의 각종 여론조사와 예측조사를 토대로 워녹(2.2%p)과 오소프(1.8%p)가 각각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두 지역에서 모두 엎치락뒤치락 양상이 이어지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피 말리는 개표 전이 전개됐다.
워녹 후보는 개표율 90% 때만 해도 뢰플러 상원의원에 2.2%포인트 차로 뒤졌으나 개표종반으로 갈수록 표차를 줄여가며 역전에 성공했다.
오소프 후보는 개표율 97% 때만 해도 50%대로 퍼듀 상원의원과 동률인 상황에서 수백 표 차로 뒤졌으나 개표율 98% 때부터 50.2%의 득표율을 기록해 역전에 성공했다. 오소프 후보는 개표율 99% 상태에서 퍼듀 의원을 1만6000표 이상 차이로 앞서자 승리를 선언했으며, 몇 시간 뒤에 abc방송과 CNN 등 주요 방송들도 오소프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그리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대기업들이 '블루 웨이브'를 저지하기 위해 보궐선거 사상 유례없는 4억7000만 달러의 선거광고 비용을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쳤으나, 텃밭인 조지아주를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은 상하 양원을 장악함으로써 핵심 공약인 법인세 인상 등 증세와 대규모 재정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은 고위공직자 인준 및 탄핵 권한을 가진 상원에서 캐스팅 보트를 쥠으로써 인사를 통해 '트럼프 뒤집기'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지난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 양원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을 지켜냈지만, 열세였던 상원 선거(100석 중 35석 교체)에서는 당선에 필요한 과반 지지율을 얻은 후보를 내지 못한 조지아주를 결선투표로 미뤄둔 채 50 대 48로 뒤져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 2석 모두 승리함으로써 양당의 의석은 50대 50으로 동률이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당선인이 상원의장을 겸직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만큼 민주당이 가까스로 상원을 장악하게 되었다.
조지아주는 선거 때마다 공화당에 표를 몰아준 텃밭으로 인식돼 왔으나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결선투표에서도 표심의 지형 변화를 보여줬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1992년 클린턴의 승리 이후 28년 만에 조지아주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당이 조지아주에서 상원의원을 배출한 것도 20년 만이다.
AP통신은 민주당의 승리에 대해 "'딥 사우스'(Deep South·미국 남부의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5곳을 가리키는 표현)의 심장부에서 대졸 유권자 및 다양한 인종 유권자들의 규모가 불어나면서 그 파워가 확대된 데 따른 조지아주 정치 지형의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준 상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 같은 유력 언론들은 앞서 조지아 주에서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겨준 아시안 유권자들이 연방상원 결선투표에서도 이변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지아의 아시안∙태평양계 인구는 23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지만 선거가 접전 양상일 때는 결정적 승리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민주당계 비영리단체인 타켓스마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투표에 참여한 아태계 유권자는 2016년에 비해 무려 91% 급증했다. 또 출구 조사에 따르면 아시안 유권자는 2 대 1로 트럼프보다는 바이든 후보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정치권도 아∙태계 유권자의 파워,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한인 사회의 규모가 커진 애틀랜타의 한인 유권자 파워에 주목했다.
공화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애틀랜타의 한인 회관에서 선거지원 캠페인을 가진 데 이어, 오소프와 워녹 후보는 22일 애틀랜타 한인 유권자 단체가 주최한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한 표를 호소했다.
오소프 후보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라면서 지지를 당부했고, 워녹 후보는 "여러분의 한 표가 여러분의 목소리"라며 당선이 되면 한인 투표권 신장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지아주 연방상원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을 하는 것은 한인 사회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미국 정치권이 한인 유권자 파워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 11.3 선거에서 당선된 한국계 연방하원 의원은 4명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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